내년 입주폭탄 우려에 수도권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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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거품 꺼지나
경기서만 12만5000가구 나와
용인 '동천자이1차' 700만원↓
김포·평택도 프리미엄 하락세
서울도 11·3 대책 이후 위축
'고덕 그라시움' 1천만원 이상 뚝
지난달 거래량도 442건 그쳐
서울·성남·부산 등 전국 37개 지역에 대한 전매제한 및 청약요건 강화 내용을 담은 ‘11·3 부동산 대책’과 대출규제 방안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분양권이 매수자 중심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도 강남권뿐만 아니라 강북 지역까지 분양권 웃돈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마이너스 웃돈’ 매물 속출
평택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8년 1월 입주가 예정돼 있는 평택 세교동 ‘힐스테이트 평택 1차’ 전용 84㎡는 200만~300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매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수도권 분양권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내년과 내후년 입주물량이 몰릴 것을 예상한 집주인 중 일부가 매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36만9709가구에 달한다. 올해(28만8059가구)보다 28% 많다. 경기 지역에서는 내년에 12만4858가구가 집들이하는데 이는 올해(8만4951가구)보다 47% 많은 물량이다. 용인 처인구 D공인 대표는 “아직은 매도 시점을 두고 눈치를 보는 수준이지만 분양권을 팔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서울 분양권 가격도 ‘뚝’
서울 분양권시장은 11·3 대책 이후 위축 분위기가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분양권(입주권 제외) 거래량은 442건(하루 평균 14.7건)이다. 지난 10월 602건(하루 평균 19.2건)과 비교하면 26.5% 줄었다.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되살아난 올 3월 이래 최저치다. 이달은 20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물량이 10.7건에 불과해 지난달보다 더 줄었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고덕동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고덕시영 재건축)는 10월 프리미엄이 최고 1억원에 달했지만 11월 이후 8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아직 전매제한 기간이 풀리지 않은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 2단지)도 웃돈 호가가 최고 50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엔 500만~4000만원대로 떨어졌다.비(非)강남권과 비슷한 양상이다. 영등포구 ‘아크로타워스퀘어’는 10월 중순 전용 84㎡ 웃돈이 8000만원 안팎이었지만 최근 1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분양권 거래 건수도 10월엔 11건이었지만 지난달엔 4건에 그쳤다. 은평구 ‘힐스테이트 녹번’ 분양권 웃돈도 두 달 새 2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인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와 하남 미사, 위례신도시 등 택지지구에서도 수억원의 웃돈이 붙어 있던 분양권 가격이 소폭 빠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우남역 푸르지오’ ‘신안인스빌 아스트로’ ‘위례 호반베르디움’ 등 단지 분양권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씩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설지연/윤아영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