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피렌체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100년 전통 수공예 핸드백

수공예 핸드백 브랜드
'폰타나 밀라노 1915' 국내 상륙

서울 청담동에 1호점
완성품 판매에 주문 제작도
100년 전통의 수공예 핸드백 브랜드가 국내에 상륙했다. 귀도 파에라치가 191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만든 ‘폰타나 밀라노 1915(Fontana Milano 1915)’는 100년 동안 가족사업으로 전통을 이어온 최고급 명품 브랜드다. 대기업에 인수돼 정체성을 상실한 일부 브랜드와 달리 창업정신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에이 백
툼툼
폰타나 밀라노 1915는 창업주의 손자인 미켈레 마사, 카를로 마사가 경영하고 있다. 손녀인 실비아 마사가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팀을 이끌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30여명의 장인이 피렌체 공방에서 가죽 제품을 제조해왔다. 그 자손들도 대를 이어 수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이 브랜드의 모든 물건은 수제품이다. 손잡이 바느질은 물론 버클 장식을 다는 일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장인이 손으로 해낸다. 이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품질에 공을 들여 소량 생산하고 브랜드 로고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제품은 에이 백(A Bag)이다. 브랜드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폰타나 밀라노 1915의 첫 번째 작품이다. 현대인의 생활에서 영감을 받아 각 잡힌 직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죽이 길들여지는 클래식한 가방이다. 가격은 소재와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에이백 레이디 사이즈가 400만~500만원대다. 악어가죽 등 특피로 만든 제품은 1000만원을 웃돈다.

클래식 라인에서 볼 수 있는 각진 형태는 유지하되 전면에 반짝이는 장식을 망치로 박아 제작한 툼툼(Tum Tum)도 유명한 가방이다. 장인이 이 가방을 만들 때 망치질에서 나는 소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가격은 레이디 사이즈가 200만원대. 여성스럽고 작은 사이즈의 미모사(Mimosa)는 ‘F’ 모양의 잠금장치가 특징이다. 조각가 지오 포모도로가 디자인했다. 여성스러움을 상징하는 꽃 미모사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란데 사이즈 가격은 400만원 후반대다. 이 밖에도 실용적인 핸드백 비지 데이(Busy Day)도 인기있는 제품으로 꼽힌다.폰타나 밀라노 1915는 지난 9월 서울 청담동에 1호점을 열었다. 실비아 마사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 밀라노 플래그십스토어와 동일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매장에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 조명, 벽화를 조화시켜 가방과 어울리게 했다.

특히 실비아 마사가 이끄는 ‘실비아 마사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가구들을 배치했다. 세계적 삽화가(일러스트레이터)인 샬럿 맨의 벽화, 제품 디자이너 야코포 포지니의 샹들리에로 꾸몄다. 산업 디자이너 톰 딕슨의 윙백 체어와 유명 디자이너 사리넨의 테이블과 두꺼운 쿠션(푸프),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포르나제티의 서랍장도 들어갔다. 실비아 마사는 청담 플래그십스토어에 한국적 색채를 더하기 위해 한국 신진 가구 디자이너 서정화 작가의 스툴을 직접 선택해 매장에 비치하기도 했다.

미모사 그란데
폰타나 밀라노 1915 청담 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완성된 제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주문 제작도 한다. 고객이 직접 가죽과 장식을 선택하면 이탈리아에서 3~6개월 제작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