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여객기 '반값'에 달라는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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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시장 침체 영향…에어버스에도 가격인하 요구이란이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에 항공기 판매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스가르 파크리에 카샨 이란 교통부 차관은 25일(현지시간) 국영 IRNA와의 인터뷰에서 “보잉은 이란항공과 맺은 계약 금액을 166억달러(약 20조원)라고 밝혔지만 시장 상황과 선택지를 감안할 때 항공기 80대 구매 계약 가치는 그 절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협상력 우위를 바탕으로 구매 금액을 깎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정부는 보잉의 경쟁회사 에어버스와의 구매 계약 금액도 절반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에어버스는 지난 22일 이란항공에 180억~200억달러어치 항공기 100대를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르하드 파르바레시 이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계약 규모가 1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이란이 대놓고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기 회사가 최근 수요 감소에 직면한 데다 이번 계약 규모가 커 이란항공과의 계약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이 보잉, 에어버스와 맺은 계약(약 43조9000억원)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규모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6%, 21% 감소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