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3만곳 돌파…지난해 매출 216조로 성장

중기청 '벤처 실태조사'

R&D비중, 대기업의 1.6배
연구소·전담부서 설치 73%
불황에도 영업이익 급증
전원관리 솔루션업체 실리콘마이터스는 작년 16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00억원(42.3%) 증가했다. 5명이 모여 자본금 6억원짜리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매출 1000억원대 ‘스타 벤처’로 등극했다. 직원 수도 140명으로 늘었다. 성공 비결은 연구개발(R&D) 투자다. 엔지니어 인력만 100여명에 달하고 매출의 20%를 R&D에 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에도 벤처기업들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한국 경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28일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2016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벤처기업은 전년보다 4.5%(1350개) 늘어난 3만1260개로 총 매출은 215조9000억원에 달했다. 단일기업으로 치면 삼성(약 300조원)에 이어 재계 2위에 해당하는 셈이다. 스타 벤처도 474개로 1년 전보다 14개 늘었다.

벤처기업은 신기술 개발 등으로 최근 2년 내 기술보증기금 등 벤처확인기관에서 인증받은 업체다.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원(전기장비·1차금속 등 기준)을 넘으면 ‘졸업’한다.

벤처기업당 매출은 69억2000만원으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6%, 11.1% 증가한 3억2000만원, 2억2000만원이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각각 4.6%, 3.2%로 일반 중소기업(3.6%, 2.3%)보다 높았다.R&D 투자 등을 통한 기술혁신은 벤처기업의 주된 성장동력으로 평가된다. 벤처기업은 매출 대비 평균 2.4%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3.4배, 대기업의 1.6배 수준이다.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전담부서 설치 비율은 72.6%, 기업당 보유한 국내 산업재산권은 7.1건으로 집계됐다. 벤처기업들은 주력 제품의 기술 수준에 대해 22.4%가 세계 최고, 52.1%가 국내 최고라고 평가했다.

벤처기업 대부분은 인력 고용에도 적극적이다. 평균 종사자 수는 23.3명으로 중소기업(2014년 4.0명)의 5.8배 인원을 고용했다. 전체 종사자는 72만8000명으로 국내 전 산업 종사자(1596만3000명)의 4.6%를 차지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글로벌 스타 벤처를 육성하고 성장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