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혁 시대…다시 시작이다] 박원순·문재인 '좌성향'…반기문 '중도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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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이념성향 분석여야 대선주자들의 이념 성향이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야권 대선주자는 대부분 좌파 또는 중도좌파 성향으로 나타났고, 여권 대선주자 가운데서도 정통 우파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새해 대선에선 여야 후보들이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 등의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승민, 야권주자 안철수·손학규보다 '왼쪽'
야권 주자 모두 좌파성향…좌파 4명, 중도좌파 5명
여권·구여권 중 3명 중도좌파…정통 우파는 한 명도 없어
한국경제신문이 자유경제원과 함께 대학교수와 기업인 등 각계 전문가 31명에게 여야 대선주자 16명의 이념 성향을 물은 결과 4명이 좌파, 8명이 중도좌파로 나타났다. 나머지 4명은 중도우파로 평가됐다. 경제 정치 안보 분야에서 각 주자 성향을 0(좌파)~10(우파)으로 평가해 2 이하는 좌파, 2 초과~5 이하는 중도좌파, 5 초과~8 이하는 중도우파, 8 초과~10 이하는 우파로 분류했다.개혁보수신당(가칭)을 제외한 범야권 대선주자 9명 중 4명은 좌파, 5명은 중도좌파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1.56으로 유력 주자 가운데 가장 왼쪽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 31명 중 26명이 박 시장을 좌파로 분류했다. 이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1.60)와 이재명 성남시장(1.84)이 좌파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박 시장이 서울시 산하기관에 도입한 근로자 이사제와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등을 좌파 성향 정책으로 평가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주장하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것도 박 시장을 좌파로 평가한 이유로 제시했다.문 전 대표는 고소득층 증세와 개성공단 재가동을 주장하고 시민사회 참여 사회개혁기구 구성을 제안해 좌파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제 도입, 사드 철회 등을 주장해 좌파로 분류됐다.안희정 충남지사(2.71), 김부겸 민주당 의원(2.85),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3.75),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3.75)는 중도좌파로 조사됐다. 안 지사는 사드 배치에 대해 “잘못된 결정”이라면서도 “외교적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여 민주당 내 다른 후보에 비해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전 대표는 재벌개혁 등을 외치고 있지만 ‘창업국가론’, 벤처기업 육성 등 경제성장에 방점을 찍은 정책을 제시해 야권 주자 중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등 여권 및 옛 여권 대선주자 7명 중 3명은 중도좌파, 4명은 중도우파로 평가됐다. 이들 가운데 유승민 보수신당 의원(3.53)이 가장 왼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주자 중 손 전 대표, 안 전 대표보다도 왼쪽이다. 유 의원은 전문가 9명으로부터 좌파, 13명으로부터 중도좌파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경제기본법 발의와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증세 필요성 주장 등을 유 의원을 중도좌파로 분류한 이유로 제시했다. 유 의원은 대기업의 계열사 출자 규제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재벌 총수 사면 제한 등도 주장하고 있다.남경필 경기지사(3.85)와 원희룡 제주지사(4.15)도 중도좌파로 분류됐다. 남 지사는 공유적 시장경제를 성장모델로 제시하는 한편 보편적 복지정책은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5.42)은 중도우파로 나타났다. 반 총장에 대해 전문가 16명은 중도우파, 10명은 중도좌파로 평가해 좌우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반 총장이 안보부문에서 보수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정치·경제 분야에선 아직 뚜렷한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점이 이 같은 평가의 배경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5.71)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6.53)도 중도우파로 평가됐다.홍준표 경남지사(7.88)는 여야 대선주자 중 가장 오른쪽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지사에 대해 전문가 11명은 중도우파, 13명은 우파라는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학교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 진주의료원 폐업 등을 홍 지사의 우파 성향 정책으로 제시했다.
어떻게 산출했나
경제·안보관 등 1~10까지 평가
대선주자 이념성향 분석은 한국경제신문과 자유경제원이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장진성 네덜란드 레이든대 초빙교수,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등 학계·재계·시민단체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도출한 결과다. 대선주자를 대상으로 큰 정부를 지향하느냐, 작은 정부를 지향하느냐 등 정치분야 견해와 기업규제 강화 여부 등 경제관, 북한과 통일에 대한 입장 등을 종합 평가해 1(좌파)부터 10(우파)까지 점수를 부여한 뒤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유경제원은 2 이하는 좌파, 2 초과 5 이하는 중도좌파, 5 초과 8 이하는 중도우파, 8 초과 10까지는 우파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