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약 2017] 꿈을 실었다…미래를 품는다…힘껏 날아올라라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이지만 모두 희망을 품는다. 새해엔 나아질 거야. 새해엔 좋은 일이 생길 거야. 그중 하나는 수출이다. 대한민국호(號)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수출 전선부터 온기가 돌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살고, 가계가 산다. 새해 첫날 인천공항. 한껏 입을 벌린 화물 운송기가 수출품을 잔뜩 머금고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17년 한국 경제는 고착화되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제조업 중심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기존 성장 공식만으로는 구조적인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20년’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란 우려가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대외 여건도 만만찮다. 국제 경제는 ‘미국 금리 인상’이란 메가톤급 태풍 앞에 노출돼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폭이나 속도에 따라 신흥국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등장도 큰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돼 외환정책 운용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보호무역주의는 강해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소용돌이에 자칫 잘못 휩쓸리면 한국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것도 걱정거리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엔 ‘악재’로 평가된다.정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경기 리스크 관리와 민생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안정’에만 방점을 찍고 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기엔 한국 경제 상황이 너무 위태롭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해야 하고 구조개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산업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서비스산업 육성, 규제 철폐 등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보면 위기가 아닌 해는 없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성장 탈출을 위해선 무엇보다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인이 경영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멈칫거리다 보면 늪에 빠진다. 시간이 없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