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인수한 폭스콘, 중국에 LCD 공장

10조원 투입해 광저우에 신설
TV 패널시장서 삼성 견제
대만 훙하이그룹(폭스콘)이 중국 광저우에 10조원 규모 디스플레이 LCD 생산 공장을 짓는다.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이 TV용 패널시장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31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궈 회장은 중국 광저우시와 610억위안(약 10조5000억원)을 들여 10.5세대 LCD 생산단지를 조성하기로 하는 투자협정을 맺었다. 훙하이그룹이 지분 전체를 장악한 일본 사카이디스플레이프로덕트(SDP)가 자금을 받아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SDP는 광저우 생산라인에서 2019년부터 연 920억위안어치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TV, 전자패널용 LCD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광저우에서 패널 기술 연구개발(R&D)도 한다.

업계에선 훙하이그룹이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훙하이그룹이 인수한 일본 샤프는 지난달 14일 자사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 TV용 LCD 공급을 중단하고 거래 중지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40~70인치대 중대형 패널의 10%가량을 샤프에서 공급받아 TV 완성품을 생산해왔다.

세계 TV용 패널시장에서 훙하이·샤프 연합의 점유율은 20.4%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궈 회장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샤프의 40인치대 이상 LCD TV 출하량 목표를 6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높였다. 또 샤프에서 생산하는 LCD 패널 물량을 샤프 TV사업부에 몰아주기로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