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오명' 벗은 골프존

법원·검찰 모두 "불공정행위 혐의 없다"

공정위와 법정 공방 승소
국내 최대 스크린 골프업체 골프존이 2년간 끌어온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소송 끝에 ‘갑질 기업’ 논란에서 벗어났다. 프로젝터 끼워팔기와 코스이용료 부당 징수 등을 놓고 골프존과 공정위가 벌인 법적 공방에서 법원과 검찰 모두 골프존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공정위가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불공정거래행위와 거래강제행위 소송에 대해 ‘혐의 없음’ 의견으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는 2014년 5월 ‘골프존이 프로젝터 2~3개를 지정해 시스템 판매 시 묶음상품으로 끼워팔고, 광고수익을 분배하지 않는 등 점주들에게 불공정 거래행위와 거래강제행위를 한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8억9400만원을 부과하고 골프존을 검찰에 고발했다. 골프존은 이에 불복해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 명령 및 과징금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골프존은 “프로젝터를 통한 생생한 화면 구현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절대적 요소며 자체 테스트를 통해 가장 적합한 두세 가지 프로젝터를 선정해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공정위의 5개 시정 명령에 대해 골프존이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했다. 기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모든 쟁점에서 승소한 건 이례적이다. 이후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30일 검찰도 수사 의견을 통해 “스크린골프 시스템과 프로젝터를 묶음상품 형태로 거래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별도로 거래할 수도 있으나 서로 기능적으로 결합돼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구동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온라인 골프코스 이용료인 GL 이용료를 골프존이 점주들에게 대신 징수하도록 해 불이익 제공행위를 했다는 공정위 고발 내용도 검찰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이라고 판단했다. 이용자가 골프존 점포에서 골프 게임을 하고 2만원을 내면 1만8000원은 시설 사용료이고 2000원은 골프존 수입인 소프트웨어 이용료다.검찰은 또 스크린골프 화면에 노출되는 광고수익을 점주들에게 분배하지 않았다는 공정위 주장도 “광고수익을 스크린골프 이벤트와 연계함으로써 스크린골프장 이용자 유치를 활성화한 것”이라며 모두 혐의 없다고 결론냈다. 고법도 “미디어를 통한 광고수익은 시설물 제공자가 아니라 (방송사 같은) 서비스 제공자가 가지는 것이 정상적인 거래 관행”이라고 밝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