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 대도약] 위기관리 역량 강화…중국·동남아 진출 본격화

농협은행
농협은행은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신 부실화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전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한 비상 긴축경영으로 이를 극복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를 반면교사 삼아 올해를 재도약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사진)은 급변하는 금융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위기관리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성과를 중심으로 한 인사를 조기에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선 11명의 부행장급 임원 중 9명을 교체하는 은행 역사상 최대의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그간 농협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개선해 효율성·성과·전문성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농협은행의 올해 경영목표는 △지속가능 경영기반 구축 △사업 경쟁력 제고 △신성장동력 확보 △농협금융 DNA 정립 등이다. 먼저 농협은행은 위기를 교훈 삼아 주요 산업동향 분석 프로세스를 구축한 데 이어 거시경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농협금융 통합위기상황분석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위험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지난해와 같은 여신 부실화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에서다.

농협투자증권 등 계열사들과 CIB(기업·투자금융) 공동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을 인수한 데 이어 2조원대 초대형 프로젝트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 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계열사별 장점을 결합한 자산관리(WM) 상품 라인업도 강화하는 등 금융지주의 시너지 확대도 추진한다. 은행 차원에선 은퇴세대와 젊은 층 등 세대별 특화상품, 서비스와 같은 전략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중국·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해 글로벌 수익원도 확대한다. 지난해 중국 궁샤오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융자리스 부문에 지분투자를 했다. 미얀마에는 소액대출회사(MFI)를 설립하고 베트남에 지점을 신설하는 등의 성과도 냈다. 올해도 이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한 비대면 채널 확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금융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40만 고객을 돌파한 모바일 융합플랫폼 ‘올원뱅크’를 비롯해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투자자문) 서비스 등을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농업금융 전문기관으로서의 지위와 사회공헌 1등 금융회사 자리를 놓치지 않는다는 목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