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5일 개막…자율주행차가 달린다] 달리는 회의실·화물칸 변신…'눈'은 삼성전자 기어360 탑재

크라이슬러 '포털' 자율주행 콘셉트카

버튼 제로
미니밴 닮은 순수 전기차
20분 충전하면 150마일 쭉~

모든 기능 터치로 조작
운전자 목소리·얼굴 인식해
온도·시트 높낮이 조정

FCA의 지주회사 엑소르
이재용, 사외이사로 활동
삼성 글로벌 전장사업 '날개'
FCA그룹 소속 자동차 브랜드 크라이슬러가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미래형 자율주행 콘셉트카 ‘포털(portal·사진)’을 공개했다. 자동차를 집, 사무공간에 이은 ‘제3의 공간’으로 정의 내리고 차 안에서 운전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기능을 갖췄다.

이 차량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기어360(가상현실용 360도 카메라)이 차량 안팎에 한 대씩, 두 대가 탑재돼 자율주행 기능의 눈 역할을 한다. 배터리 외에 삼성 전장부품이 본격적으로 탑재되는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포털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순수 전기차로 외관은 미니밴과 비슷하다. 내부 디자인을 맡은 신디 주엘은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해 차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내부 공간은 용도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 의자를 더하거나 뺄 수도 있고, 위치도 앞뒤로 자유롭게 옮길 수 있다. 차 안은 때로는 회의실로, 때로는 화물칸으로 변신할 수 있다. 차 안의 버튼은 모두 없앴다. 모든 기능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한다. 내부 전면에 있는 스크린에는 차 상태는 물론 운행 중 주변 차의 움직임까지 모두 3차원(3D)으로 표시된다. 크라이슬러 측은 “업무를 보거나 찾아가는 식당을 미리 예약하는 용도 등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드미러도 360도 카메라로 대체했다.

온도 등 내부 환경은 사람이 일일이 조작할 필요가 없다. 포털은 운전자 얼굴과 목소리를 인식하고, 최적의 온도와 시트 높낮이 등을 알아서 맞춰준다. 스티어링 휠은 일반 자동차와 같은 원형이 아니라 경주용 차에 쓰이는 ‘에이치(H)’형이다. 자율주행 모드일 때는 숨겨진다.

배터리는 테슬라 제품처럼 모두 차 밑에 깔았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50마일(약 402㎞)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크라이슬러 측은 “포털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파나소닉 등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기어360 등 삼성 전장 부품이 채택된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FCA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라스베이거스=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