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러시아 대선개입 부정하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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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 해킹 건에 관해 러시아를 옹호하는 글과 포드의 멕시코 이전 철회 결정을 칭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의 당선자 브리핑이 금요일로 늦어진 점에 대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이라며 “매우 이상하다!”고 했던 그는 수 시간 후 같은 맥락의 글을 이어나갔다.CIA와 FBI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를 해킹해 관련 자료를 위키리크스에 올리는 식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 위키리크스 창립자 겸 최고책임자, 대변인은 호주 출신 줄리언 어산지다. 어산지는 3일 밤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확보한 민주당 이메일의 출처가 러시아나 다른 정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스페인 정당 포데스타 관계자가 피싱 이메일에 반응해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례를 들어 “14살짜리도 그런 식으로 해킹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하지 않아도 초보적인 수준의 속임수로 해킹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4일 오전 8시께 어산지 방송 화면과 함께 “줄리언 어산지가 미국 미디어에 나와 ‘매우 부정직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미디어가) 더 부정직하다”고 적었다. 트럼프가 이 글에서 해시태그로 건 #해니티는 션 해니티 폭스뉴스 진행자다. 해니티는 3일 밤 “오늘의 질문 : 누구를 믿는가? 줄리언 어산지인가, 오바마 대통령인가, 아니면 힐러리 클린턴인가?”라는 트윗을 띄웠다.
트럼프는 폭풍 트윗을 이어갔다. “누군가 민주당을 해킹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왜 공화당 같은 해킹 방어를 하지 않았나? 또 그들은 왜 자기들이 한 끔찍한 일(H에게 토론 질문을 준 일 같은)에 관해 답하지 않고 있나? 완전한 이중잣대다! 미디어는, 언제나 그랬듯,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갔다.” 이어 민주당의 오바마케어가 “실패한 재앙으로, 보장 대상은 매우 적고 (약값) 프리미엄은 아리조나주에서 116%나 올라가며, 자기부담금이 너무 높아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원들에게 이를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척) 슈머가 이 거미줄 위에서 어릿광대짓을 하게 내버려두지 말라고 했다. 그는 “오바마케어는 올해 엄청나게 부담이 증가해서 민주당원들이 그 난장판을 비난하게 될 것”이라며 “그 자체의 무게로 떨어지게 돼 있으니 조심하라”고 덧붙였다.어차피 오바마케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게 될 것이므로 공화당이 거기에 발을 들여서 괜히 유탄을 맞을 필요 없다는 뜻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선 후 트럼프와 여러 현안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3일 플레이북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위터 대통령’을 비판하고 아무 대안도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공화당의 노력이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머에 대한 언급은 이런 맥락에서 그를 조심하라는 취지다.
트럼프는 또 “포드가 멕시코에 새 공장을 짓는 계획을 포기하고 700개의 새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기로 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더 많은 게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압박으로 포드가 멕시코 투자 계획을 바꾼 점을 칭찬하고 자기 업적을 과시한 것이다.
그를 기업 친화적인 정치인,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 그는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인은 좋고, 미국 밖에 투자하는 기업인은 나쁘다는 단순한 논리를 정교하게 바꿀 생각이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트럼프는 이날 마지막 트윗은 점심 무렵에 취임식에서 공연하기로 한 16세 여성 가수 재키 에반초의 앨범 판매량이 폭증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일부는 그냥 이런 ‘운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을 하나의 현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이해하는 자와 못하는 자를 구분짓는 화법을 애용한다.
빌보드 측은 즉각 팩트체킹 기사를 냈다. 빌보드 측에 따르면 에반초는 12월14일 취임식 공연 소식이 알려지기 전 주에는 ‘크리스마스 어느 날에’ 앨범을 6000장을 팔았는데 소식이 나온 후엔 1만1000장을 팔았다. 늘어난 것은 맞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부분의 음반 판매량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빌보드 측은 덧붙였다. ‘폭증했다(skyrocketed)’는 표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빌보드는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의 당선자 브리핑이 금요일로 늦어진 점에 대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이라며 “매우 이상하다!”고 했던 그는 수 시간 후 같은 맥락의 글을 이어나갔다.CIA와 FBI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를 해킹해 관련 자료를 위키리크스에 올리는 식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 위키리크스 창립자 겸 최고책임자, 대변인은 호주 출신 줄리언 어산지다. 어산지는 3일 밤 폭스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확보한 민주당 이메일의 출처가 러시아나 다른 정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스페인 정당 포데스타 관계자가 피싱 이메일에 반응해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례를 들어 “14살짜리도 그런 식으로 해킹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하지 않아도 초보적인 수준의 속임수로 해킹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4일 오전 8시께 어산지 방송 화면과 함께 “줄리언 어산지가 미국 미디어에 나와 ‘매우 부정직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미디어가) 더 부정직하다”고 적었다. 트럼프가 이 글에서 해시태그로 건 #해니티는 션 해니티 폭스뉴스 진행자다. 해니티는 3일 밤 “오늘의 질문 : 누구를 믿는가? 줄리언 어산지인가, 오바마 대통령인가, 아니면 힐러리 클린턴인가?”라는 트윗을 띄웠다.
트럼프는 폭풍 트윗을 이어갔다. “누군가 민주당을 해킹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왜 공화당 같은 해킹 방어를 하지 않았나? 또 그들은 왜 자기들이 한 끔찍한 일(H에게 토론 질문을 준 일 같은)에 관해 답하지 않고 있나? 완전한 이중잣대다! 미디어는, 언제나 그랬듯,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갔다.” 이어 민주당의 오바마케어가 “실패한 재앙으로, 보장 대상은 매우 적고 (약값) 프리미엄은 아리조나주에서 116%나 올라가며, 자기부담금이 너무 높아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원들에게 이를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척) 슈머가 이 거미줄 위에서 어릿광대짓을 하게 내버려두지 말라고 했다. 그는 “오바마케어는 올해 엄청나게 부담이 증가해서 민주당원들이 그 난장판을 비난하게 될 것”이라며 “그 자체의 무게로 떨어지게 돼 있으니 조심하라”고 덧붙였다.어차피 오바마케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게 될 것이므로 공화당이 거기에 발을 들여서 괜히 유탄을 맞을 필요 없다는 뜻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선 후 트럼프와 여러 현안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3일 플레이북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위터 대통령’을 비판하고 아무 대안도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공화당의 노력이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머에 대한 언급은 이런 맥락에서 그를 조심하라는 취지다.
트럼프는 또 “포드가 멕시코에 새 공장을 짓는 계획을 포기하고 700개의 새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기로 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더 많은 게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압박으로 포드가 멕시코 투자 계획을 바꾼 점을 칭찬하고 자기 업적을 과시한 것이다.
그를 기업 친화적인 정치인,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 그는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인은 좋고, 미국 밖에 투자하는 기업인은 나쁘다는 단순한 논리를 정교하게 바꿀 생각이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트럼프는 이날 마지막 트윗은 점심 무렵에 취임식에서 공연하기로 한 16세 여성 가수 재키 에반초의 앨범 판매량이 폭증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일부는 그냥 이런 ‘운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을 하나의 현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이해하는 자와 못하는 자를 구분짓는 화법을 애용한다.
빌보드 측은 즉각 팩트체킹 기사를 냈다. 빌보드 측에 따르면 에반초는 12월14일 취임식 공연 소식이 알려지기 전 주에는 ‘크리스마스 어느 날에’ 앨범을 6000장을 팔았는데 소식이 나온 후엔 1만1000장을 팔았다. 늘어난 것은 맞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부분의 음반 판매량이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빌보드 측은 덧붙였다. ‘폭증했다(skyrocketed)’는 표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빌보드는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