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스피스 보란 듯…토머스 '컴퓨터 장타'로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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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3R저스틴 토머스(24·사진)는 ‘차세대 골프 황제’ 조던 스피스(24)의 절친이다. 둘은 열세 살 때인 2006년 미국주니어골프(AJGA) 대회에 출전해 처음 만난 뒤 죽마고우가 됐다. 주변에선 “둘 중 한 명이 잭 니클라우스의 18승 기록을 깰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왔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둘 다 실력이 출중했다는 얘기다.
그린 적중률 83% '굿샷'
마쓰야마 히데키에 2타 앞서
김시우, 26위로 중위권 진입 눈앞
하지만 프로 입문 후 통산 2승을 거둔 토머스는 메이저 2승 등 통산 8승을 올리며 스타로 떠오른 스피스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토머스가 그의 가치를 확인할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친구 스피스 등 지난해 시즌 챔피언 32명이 겨루는 왕중왕전에서다.토머스는 8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섬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스(파73·7452야드)에서 열린 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7타를 쳤다. 지난 시즌 챔피언들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사흘 내내 67타를 친 그는 중간합계 18언더파를 기록해 2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라운드에 이은 이틀 연속 선두다.
토머스는 이번 대회에서 멀리 치면서도 정확한 ‘컴퓨터 장타’를 과시했다. 이날 짧은 파4홀인 14번홀(305야드)에서 드라이버로 1온에 성공한 뒤 1퍼트로 이글을 잡아냈고, 내리막 경사가 가파른 17번홀(파4)에서는 404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아이언도 이에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2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 100%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18개 샷 가운데 15개를 그린 위에 올려 83%의 높은 정확도를 보여줬다.토머스는 최종 라운드에서 2위인 ‘대세’ 히데키와 한 조로 왕중왕을 가리게 됐다. 지난 3개월 동안 열린 PGA 정규대회에서 히데키를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선수가 토머스다. 히데키는 이 기간 5개의 대회에 출전해 토머스에게 우승컵을 뺏긴 CIMB클래식을 제외한 4개 대회를 석권해 페덱스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한국 선수인 김시우(22·CJ대한통운)도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첫날 2오버파로 최하위에 추락한 그는 2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 반등에 성공한 뒤 이날 4언더파를 적어내며 순위를 다시 끌어올렸다. 중간합계 5언더파 26위다. 우승권에서는 사실상 멀어졌지만 중위권 진입이 가능해진 성적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