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지 웰트 대표 "허리둘레 자동으로 측정…복부비만 막는 스마트벨트"

헬스케어 스타트업
“게임을 통해 운동하도록 하는 헬스케어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놨다가 쓴맛을 봤습니다.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려 했던 게 실패 요인이었죠. 그래서 일상에서 늘 쓰는 물건을 활용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강성지 웰트 대표(31·사진)는 8일 스마트 벨트 ‘웰트’가 나온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웰트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인 C랩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6월 독립하면서 회사명을 제품 이름과 똑같이 지었다.웰트는 겉으로는 일반 가죽벨트와 다를 게 없지만 버클과 허리띠 안에 센서가 장착돼 있다. 벨트를 착용하면 허리둘레가 자동으로 측정된다. 걸음 수, 앉아 있는 시간, 과식 여부 등의 정보를 앱으로 보내준다. 허리둘레를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복부비만 등을 막아주고, 당뇨와 고혈압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패션 웨어러블 기기다. 1시간 충전으로 두 달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패션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빈폴액세서리는 웰트의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벨트를 19만8000원에 출시했다. 다른 패션 브랜드와도 협의 중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는 임상시험을 하기도 했다. 웰트는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 지난해 9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1주일 만에 900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웰트는 섭취량 측정을 더 정교하게 하는 등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른 생필품에도 관련 기술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웰트는 의사 출신인 강 대표의 독특한 이력 때문에 사내벤처 때부터 주목받았다. 연세대 의대를 나온 강 대표는 2012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람들의 건강관리를 돕기 위해 ‘오늘의 미션’이라는 앱을 내놨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포켓몬처럼 특정 장소를 찾아가 스마트폰에 뜨는 문제를 맞히면 커피 할인쿠폰 등을 주는 방식이었다. 사람들을 움직이도록 해 건강관리를 해주는 아이디어였지만 호응을 얻지 못해 결국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다. 그는 첫 창업의 실패 경험을 되살려 삼성전자 사내 벤처에서 스마트벨트인 웰트를 개발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