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미국경제학회] "선진국 경제 장기침체 진입…기업가 정신 활발 미국만 예외"

선진국 세션
선진국 경제가 장기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낮은 생산성 증가율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벗어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경제학회(AEA)에서 열린 선진국 세션의 주제는 ‘스태그네이션’이었다. 성장률이 연 2%를 밑도는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올리비에 블랑샤르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최근 10년간 선진국의 생산성 증가가 제로에 가깝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제로 금리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연간 2.1%밖에 증가하지 않는 등 수요 부진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 통합과 금융권의 대출 축소, 소비자 부채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데일 요겐슨 하버드대 교수는 “2000년 이후 선진국은 이미 스태그네이션에 직면한 상태”라며 “그동안 세계 경제가 3% 중반에서 4%에 가까운 평균 성장률을 보인 것은 신흥국, 특히 아시아 국가의 괄목할 만한 생산성 증가 덕분”이라고 밝혔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만이 선진국 중 유일하게 2%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열 가지 비결을 들었다. 그는 △적극적인 기업가정신 △벤처캐피털 등 풍부한 투자금 지원 △산학연이 연계된 우수한 연구개발 환경 △낮은 노조 결성률과 유연한 노동시장 △인구 증가 △열심히 일하는 직업윤리 △셰일 원유를 통한 저렴한 에너지 비용 △낮은 정부 규제 △작은 정부 △재산권을 확고하게 보호하는 법제도 등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미국의 복지는 증가했지만 유럽보다는 훨씬 적다. 이 점도 미국의 ‘실적’이 뛰어난 이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