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연구학교' 놓고 또 충돌하나

교육부, 지정 작업 착수
진보 교육감 반발할 듯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연구학교’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10일 ‘역사교육 연구학교’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모든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지정을 원하는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다음달 10일까지 소속 시·도교육청에 신청하면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의 교과서 수요를 파악해 2월 말까지 교과서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한 곳당 1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참가 교원에게는 가산점을 준다.교육부령인 ‘연구학교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교육부가 교육감에게 연구학교 지정을 요청하면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요청에 응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13개 시·도교육청은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가 불법이고 반(反)교육적’이어서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특별한 사유’가 법령상 장애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 미비 등을 뜻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교육감의 의견이 교육부 장관과 다른 것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지만 교육청이 요청을 따르지 않으면 관계 법령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응시하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국사 과목은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공통 성취 기준 범위에서 출제해 학생들의 혼란을 방지할 예정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