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도 아니고…"vs"언제 할복하면 좋겠냐" 의총서 충돌한 인명진-서청원

비대위, 탈당 거부땐 출당 검토
윤리위 꾸려 징계안 회부할 듯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오른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위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옆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이 10일 탈당 문제를 놓고 의원총회에서 충돌했다. 두 사람이 대면한 것은 지난달 말 인 위원장이 인적 청산을 처음 주장한 뒤 약 2주 만이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열린 의총 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그 분을 가깝게 모신 사람이라면 마땅히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책임이란 것은 어린애도 아니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성숙한 모습”이라고 서 의원 등을 겨냥했다.이에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을 향해 “내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냐”며 “나를 썩은 종양이라 했는데 땅 한 평, 주식 하나 없는 내게 할 말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순실을 알지도 못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4년간 일한 것을 책임지라는 것은 잘못”이라며 “인 목사가 강압적 독선·독단을 끝낼 때까지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보고 탈당하라는 말은 탄핵을 당연시하고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라는 말”이라며 “모두가 대통령 곁을 떠난다 하더라도 나 혼자만이라도 당에 남아 대통령을 지키고 인간적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것이 내 신념”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서, 최 의원이 자진 탈당을 계속 거부할 경우 출당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비대위는 윤리위원회를 꾸려 두 사람의 징계안을 회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