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9일' 5월 임시공휴일 추진, 대기업·중기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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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월 초 최장 9일짜리 '황금연휴'를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가운데 대기업들은 대체로 정부 정책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중소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조업 중단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과 대체인력 투입을 고려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11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대체로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황금연휴를 만든다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이를 따른다는 분위기다.
다만 업종에 따라 연중 휴무 없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사업장이나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시급한 일부 기업은 휴일로 지정한 뒤 특근 등의 형태로 공장을 계속 돌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는 "황금연휴를 지정한다면 조기에 결정해주는 게 기업이나 휴가를 쓰는 개인 모두에게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공휴일로 지정하면 우리도 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은 1년 365일 가동하는 만큼 공휴일로 지정된다 해도 공장은 계속 가동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휴일 지정 등과 관계없이 정해진 교대 근무 체계대로 근무를 하게 된다.철강업계도 반도체와 비슷하다. 생산라인을 1년 내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교대 근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설이나 추석 연휴에도 돌아가면서 근무한다"며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구체적인 인력 운영 방안을 세울 것"이라며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원칙적으로 정부 방침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자동차업계는 반도체와 달리 연휴가 되면 생산직 근로자들도 다 같이 쉰다. 다만 수요와 생산 여건 등을 봐가며 필요하면 특근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작년 임시공휴일에도 휴무를 했다. 올해도 정부가 대체휴가를 실시하면 정부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자동차업계 특성상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가급적 정부 지침을 준수하되, 개별 공장 운영은 각 제품의 공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도 "현재 수요 증가에 따른 증산 관계로 추가 휴무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내수·수출 모두 공급이 달려 현재로선 휴일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쌍용자동차는 "일단 정부 정책에 동조할 것"이라며 "생산은 특근 운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내수 활성화에 적극 찬성한다.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따를 것"이라며 "다만 생산라인을 연중 가동해야 하는 사업장, 통신 관련 사업장 등 사업장별 특성이 있어서 각 계열사가 상황에 맞게 적용할 듯하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는 황금연휴가 지정되면 이에 맞춰 근무조 조정 등 구체적인 지침을 정할 방침이다. 정유·화학업종은 생산라인 특성상 공장 가동을 멈출 수는 없다.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예년처럼 생산직 근로자는 최소한의 인력만 근무하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5월 황금연휴와 관련한 뉴스가 어제 나왔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지침은 없었지만 회사에서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현실화될 경우 요즘은 생산시설이 자동화돼 있어 소수의 필수인력만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연휴와 상관없이 공장은 항상 돌아가야 하므로 생산직은 평상시 4조 3교대 근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정부 지침에 맞춰 구체적인 휴일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는 일반 사무직원의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임시공휴일에 근무하지 않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휴일에도 생산계획이나 업종성격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업체들이 많아 이 경우 대체인력을 어렵게 확보해야 하는 데다 추가 비용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 소비불황이 만성화돼 가뜩이나 실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데 장기간 조업까지 중단될 경우 실적부담과 비용증가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황금연휴의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는 정부의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도 나왔다. 장기간의 휴일이 생기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최근 국내 사회적 분위기상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다른 가전업체 대표는 "소비 진작 기대보다 사업 차질 우려가 더 크다"며 "황금연휴를 도입하면 직원들의 근무 일수에 변동이 없더라도 영업판매점 직원의 근무 일수는 줄어들 수 있어 매출에 당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중소기업의 경우 조업 중단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과 대체인력 투입을 고려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11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대체로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황금연휴를 만든다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이를 따른다는 분위기다.
다만 업종에 따라 연중 휴무 없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사업장이나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시급한 일부 기업은 휴일로 지정한 뒤 특근 등의 형태로 공장을 계속 돌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는 "황금연휴를 지정한다면 조기에 결정해주는 게 기업이나 휴가를 쓰는 개인 모두에게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공휴일로 지정하면 우리도 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은 1년 365일 가동하는 만큼 공휴일로 지정된다 해도 공장은 계속 가동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휴일 지정 등과 관계없이 정해진 교대 근무 체계대로 근무를 하게 된다.철강업계도 반도체와 비슷하다. 생산라인을 1년 내내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교대 근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설이나 추석 연휴에도 돌아가면서 근무한다"며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구체적인 인력 운영 방안을 세울 것"이라며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원칙적으로 정부 방침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자동차업계는 반도체와 달리 연휴가 되면 생산직 근로자들도 다 같이 쉰다. 다만 수요와 생산 여건 등을 봐가며 필요하면 특근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작년 임시공휴일에도 휴무를 했다. 올해도 정부가 대체휴가를 실시하면 정부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자동차업계 특성상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가급적 정부 지침을 준수하되, 개별 공장 운영은 각 제품의 공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도 "현재 수요 증가에 따른 증산 관계로 추가 휴무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내수·수출 모두 공급이 달려 현재로선 휴일을 늘리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쌍용자동차는 "일단 정부 정책에 동조할 것"이라며 "생산은 특근 운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내수 활성화에 적극 찬성한다.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따를 것"이라며 "다만 생산라인을 연중 가동해야 하는 사업장, 통신 관련 사업장 등 사업장별 특성이 있어서 각 계열사가 상황에 맞게 적용할 듯하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는 황금연휴가 지정되면 이에 맞춰 근무조 조정 등 구체적인 지침을 정할 방침이다. 정유·화학업종은 생산라인 특성상 공장 가동을 멈출 수는 없다.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예년처럼 생산직 근로자는 최소한의 인력만 근무하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5월 황금연휴와 관련한 뉴스가 어제 나왔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지침은 없었지만 회사에서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현실화될 경우 요즘은 생산시설이 자동화돼 있어 소수의 필수인력만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연휴와 상관없이 공장은 항상 돌아가야 하므로 생산직은 평상시 4조 3교대 근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정부 지침에 맞춰 구체적인 휴일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는 일반 사무직원의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임시공휴일에 근무하지 않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휴일에도 생산계획이나 업종성격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업체들이 많아 이 경우 대체인력을 어렵게 확보해야 하는 데다 추가 비용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 소비불황이 만성화돼 가뜩이나 실적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데 장기간 조업까지 중단될 경우 실적부담과 비용증가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황금연휴의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는 정부의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도 나왔다. 장기간의 휴일이 생기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최근 국내 사회적 분위기상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다른 가전업체 대표는 "소비 진작 기대보다 사업 차질 우려가 더 크다"며 "황금연휴를 도입하면 직원들의 근무 일수에 변동이 없더라도 영업판매점 직원의 근무 일수는 줄어들 수 있어 매출에 당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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