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100 고지' 향해 달리는 코스피…'박스피' 벗어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일 코스피 지수가 1년 6개월여 만에 장중 2080선을 돌파, 4~5년간 갇혀온 '박스피(1840~2190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이 가능해진 외환시장 분위기(원화 강세)에다 주도주(株)인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더해지고 있어 박스피 탈출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코스피의 고점 형성 과정과 비교할 때 이번 상승 랠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환율의 레벨(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6년간 코스피가 2050선을 상향 돌파할 시점엔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밑돌았다는 것. 그는 "당분간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는 분위기라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 탄력을 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 심리가 안정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은 연초 이후 약 1조50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자금 유입은 국내 증시뿐 아니라 주요 신흥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추가적인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으로 실적 시즌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또 상장사 실적 개선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고 했다.

대형 IT주가 코스피의 박스피 탈출 과정에서 선봉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주의 최근 실적 개선이 상반기 중 대부분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게다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가대표 IT주의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가 주가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이어 "IT주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 한 해 코스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할 것"이라며 "IT주의 이익기여도가 약 70%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실적 시즌 동안은 경계감이 지속될 수 있어 상승 탄력이 추가로 강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심의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가시성과 업황 개선이 유효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화학 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조선 철강금속 은행 등도 눈여겨보라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