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고 로맨틱한 비올라 선율에 푹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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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는 묘한 매력이 있는 악기로 꼽힌다. 바이올린과 비슷하게 생긴 비올라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 음역대 소리를 낸다. 이 선율은 때로 스산하면서 어둡게 들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쓸쓸하고 고독한 감정을 표현하는 작품에서 자주 사용된다. 때론 정반대의 느낌도 준다. 따뜻하면서 둥글둥글한 소리를 내 사랑스러운 선율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비올라는 바이올린, 첼로에 비하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국내에선 오케스트라 공연 이외 솔로 무대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앨범 '브리티쉬…' 출시 기념
내달 14일 예술의전당 공연
피아졸라 '탱고 발레' 등 선사
임요섭
내달 20일 예술의전당 독주회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비올라 버전으로 연주
다음달 비올라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역량있는 비올리스트들의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리처드 용재 오닐과 임요섭의 무대다. 용재 오닐은 밸런타인데이인 다음달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를 펼친다. 임요섭은 다음달 20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독주회를 연다.용재 오닐은 지난달 도이체 그라모폰 레이블로 4년 만의 8집 정규 앨범 ‘브리티쉬 비올라’를 출시한 것을 기념해 공연을 마련했다. 1부에선 앨범에 담긴 비올라 정통의 매력을 보여준다. 벤저민 브리튼의 ‘라크리메’, 요크 보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등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스티븐 린이 협연자로 나선다. 용재 오닐은 “유독 영국 작곡가 작품에 비올라 솔로 곡이 많다”며 “스산하면서도 신비한 영국 특유의 날씨와 분위기 때문인지 깊고 짙은 소리를 지닌 비올라를 활용한 역사가 깊다”고 설명했다.
2부에선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연주를 선보인다.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피아졸라의 ‘탱고 발레’,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 풍의 바흐 5번’이다. 바흐의 작품에선 비올라 대신 바이올린을 들고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임요섭은 독특한 시도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전곡을 비올라 버전으로 연주한다. 베토벤은 총 5개의 첼로 소나타를 작곡했다.
임요섭은 “전곡 연주는 한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내밀하게 연구해야 하므로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여기에 비올라로 바꿔 연주하는 만큼 부담도 있지만 비올라의 매력을 국내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