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탑재할 '배터리 앙꼬' 생산 두 배로 늘린다
입력
수정
지면A11
르포 - SK이노베이션 충북 증평 배터리 분리막 공장
공격투자로 탈정유
분리막 수요 매년 40% 증가
벤츠·현대차 등이 주고객
2020년 아사히 제치고 1위 목표


분리막은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얇은 필름 모양으로 비닐처럼 생겼다. 언뜻 보기엔 누구나 제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이상준 증평 공장 전지소재생산팀 부장은 “배터리 내에서 리튬이온이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분리막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을 균일하게 뚫어줘야 하는데 이 기술을 개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세계 분리막 시장은 일본 아사히카세이(39%), SK이노베이션(19%), 도레이(14%)의 3강 구도다. 설비 기준으론 아사히가 연간 4억1000만㎡, SK이노베이션이 연간 2억1000만㎡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내년 상반기까지 3억3000만㎡(전기차 10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분리막 물량)로 늘리고 2020년에 아사히를 추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공격적 증설에 나선 것은 세계 분리막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손 부장은 “2020년까지 정보기술(IT) 기기용 분리막은 연평균 27%, 전기차용 분리막은 연평균 5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로 분리막 상업화에 성공했다. 2005년부터 충북 청주 공장(1~3호라인)과 증평 공장(4~9호라인)에서 분리막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증평 공장에10, 11호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사업은 상업 생산 2년 만인 2007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었다. 현대·기아자동차, 중국 베이징자동차, 벤츠 등 완성차 업체와 삼성SDI, 중국 ATL 등 배터리 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시장 진입 과정에서 해외 선발 업체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06년 일본 도레이, 2013년 미국 셀가드로부터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지만 이를 이겨내고 시장에 안착했다.
증평=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