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앱으로 옷 미리 입어보고, 자동차·가구까지 체험…증강현실 쇼핑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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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에서 가상 세계를 현실 세계에 덧씌워 보여주는 증강현실(AR) 기술이 쇼핑의 기존 공식을 바꾸고 있다. AR 기술을 활용하면 옷이나 화장품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 미리 알 수 있고 내 집 앞에 놓인 유명 자동차 모습을 찬찬히 둘러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헤드셋 등 별도 기기를 착용해야 하는 가상현실(VR)에 비해 AR이 사용자에게 좀 더 친숙하고 적용 범위도 넓을 것으로 분석했다.
◆VR보다 AR이 더욱 친숙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에서 독일 완성차 회사인 BMW는 구글의 AR 플랫폼 ‘탱고’를 적용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앱을 내려받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설치하면 실물과 똑같이 생긴 자동차가 실제 자신의 주변 모습과 겹쳐져 화면에 나타난다.카메라로 자동차 실물을 실시간 촬영하는 것처럼 차량 주변을 360도로 돌면서 외관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 차량 문을 열고 운전대나 계기판 좌석 시트, 인테리어 등 내부 모습도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오큘러스 리프트(페이스북의 VR 헤드셋 기기)용 앱을 만든 독일 아우디나 홀로렌즈(마이크로소프트의 VR 플랫폼)를 채택한 스웨덴 볼보처럼 VR을 차량 판매에 활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AR을 도입한 회사는 BMW가 처음이다.
이번 CES에서 미국 의류 제조·판매사인 갭도 비슷한 AR 솔루션을 선보였다. 앱을 실행한 뒤 옷을 고르고 크기를 선택하면 해당 제품을 입은 3차원(3D) 가상 마네킹이 등장한다. 화면 속에서 실물 크기로 나타나는 이 마네킹에 다양한 의상을 입혀보고 360도 각도에서 옷 맵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은 앱 내에서 바로 주문·결제하면 된다.◆“2020년 AR 쇼핑객 1억명”
프랑스 명품 회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이미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에서 화장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앱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자신의 얼굴 사진에다 여러 색깔의 립스틱을 칠하거나 다양한 색조 화장을 시도할 수 있다. 해당 이미지를 친구와 공유해 의견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한 캐나다 모디페이스는 이미 로레알 클리닉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 여러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대만 출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든 ‘유캠메이크업’이라는 가상 스타일 앱도 누적 다운로드 2억5000만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도 침대 소파 등 가구를 사용자의 집 내부 구조에 맞춰볼 수 있도록 하는 앱을 내놨다. 거실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고 소파나 테이블이 공간에 맞을지 보거나 어떤 색깔이 방에 어울리는지 비교 체험할 수 있다. 나중에 실제 부품을 조립할 때도 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다만 이 같은 AR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구글 탱고 플랫폼을 지원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델로는 레노버의 팹2프로와 아수스의 젠폰AR 등 2종뿐이다. 구글은 2년 내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폰의 대다수가 탱고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는 “2017년 말까지 글로벌 브랜드 다섯 개 가운데 한 개가 AR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AR로 쇼핑하는 소비자도 1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VR보다 AR이 더욱 친숙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에서 독일 완성차 회사인 BMW는 구글의 AR 플랫폼 ‘탱고’를 적용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앱을 내려받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설치하면 실물과 똑같이 생긴 자동차가 실제 자신의 주변 모습과 겹쳐져 화면에 나타난다.카메라로 자동차 실물을 실시간 촬영하는 것처럼 차량 주변을 360도로 돌면서 외관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 차량 문을 열고 운전대나 계기판 좌석 시트, 인테리어 등 내부 모습도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오큘러스 리프트(페이스북의 VR 헤드셋 기기)용 앱을 만든 독일 아우디나 홀로렌즈(마이크로소프트의 VR 플랫폼)를 채택한 스웨덴 볼보처럼 VR을 차량 판매에 활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AR을 도입한 회사는 BMW가 처음이다.
이번 CES에서 미국 의류 제조·판매사인 갭도 비슷한 AR 솔루션을 선보였다. 앱을 실행한 뒤 옷을 고르고 크기를 선택하면 해당 제품을 입은 3차원(3D) 가상 마네킹이 등장한다. 화면 속에서 실물 크기로 나타나는 이 마네킹에 다양한 의상을 입혀보고 360도 각도에서 옷 맵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은 앱 내에서 바로 주문·결제하면 된다.◆“2020년 AR 쇼핑객 1억명”
프랑스 명품 회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이미 화장품 브랜드 세포라에서 화장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앱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자신의 얼굴 사진에다 여러 색깔의 립스틱을 칠하거나 다양한 색조 화장을 시도할 수 있다. 해당 이미지를 친구와 공유해 의견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한 캐나다 모디페이스는 이미 로레알 클리닉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 여러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대만 출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든 ‘유캠메이크업’이라는 가상 스타일 앱도 누적 다운로드 2억5000만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도 침대 소파 등 가구를 사용자의 집 내부 구조에 맞춰볼 수 있도록 하는 앱을 내놨다. 거실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고 소파나 테이블이 공간에 맞을지 보거나 어떤 색깔이 방에 어울리는지 비교 체험할 수 있다. 나중에 실제 부품을 조립할 때도 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다만 이 같은 AR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구글 탱고 플랫폼을 지원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델로는 레노버의 팹2프로와 아수스의 젠폰AR 등 2종뿐이다. 구글은 2년 내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폰의 대다수가 탱고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회사 가트너는 “2017년 말까지 글로벌 브랜드 다섯 개 가운데 한 개가 AR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AR로 쇼핑하는 소비자도 1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