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 IB거래 가장 활발…삼성·SK가 최대 고객 될 것"

한경마켓인사이트 - IB전문가에게 묻다

자본시장 전문가 58명 설문

"불안정한 정치 상황에 거래 위축" 가장 우려
"올해 투자은행 관련 거래, 소폭 늘어날 것" 전망
올해 투자은행(IB) 거래(딜)가 가장 많이 나올 업종으로 바이오·제약이 꼽혔다. 기업 중에선 삼성과 SK가 IB의 최대 고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IB 거래는 지난해에 비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문제로 다소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바이오·제약이 거래 주도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IB업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으로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실시 등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꼽았다. 이에 따른 거래 위축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4.39%(복수응답)가 이같이 답했다. ‘취약업종 확산으로 인한 산업계 실적 부진과 정부주도 구조조정 본격화’(40.35%), ‘금리 인상과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에 따른 기업 차입금 연장과 조달처 조정’(35.09%), ‘기업들의 사업재편을 위한 비핵심자산 매각과 빅딜’(22.81%)이 뒤를 이었다.

불안정한 정치 상황에도 정부 주도 구조조정과 기업들의 선제적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거래도 지난해보다 활성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올해 거래는 전년 대비 소폭(10% 미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40.35%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28.07%)을 압도했다. 10%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할 것이란 응답은 전무했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은 올해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자금조달, 지배구조 개편 등 IB 관련 거래가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바이오·제약(40.74%)을 지목했다. 경구용 콜레라백신 제조업체인 유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위해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 16~17일 일반공모를 하고, 제일약품이 16일 회사 분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연초부터 바이오·제약 분야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최창민 키움증권 IB사업본부장은 “바이오·제약 분야의 성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공적인 상장을 계기로 이 분야 거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식·화장품·엔터테인먼트가 27.78%로 뒤를 이었다. 조선·해운·물류와 전기전자 및 부품도 각각 18.52%로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다.

◆“두산, 재무구조 개선 시급”

거래가 가장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집단으로는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한창인 삼성과 SK가 꼽혔다. 각각 응답자의 36.36%가 표를 던져 공동 1위에 올랐다. 올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와 최근 계열사별로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CJ가 각각 3, 4위였다.

두산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가장 시급한 그룹으로 꼽혔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50%)이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두산은 지난해 두산밥캣 상장으로만 9000억여원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으로 1150억원을 마련했다. 한진(27.59%) 현대중공업(8.62%) 이랜드(5.17%) 등도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그룹으로 지목됐다.

■ 설문에 응한 IB전문가 (가나다순)

△강동호 KTB PE 전무 △곽대환 스틱인베스트먼트 전무 △구성원 태평양 변호사 △김광일 MBK파트너스 파트너 △김목홍 태평양 변호사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부사장 △김성진 화우 변호사 △김성현 KB증권 부사장 △김영오 HMC투자증권 부장 △김재민 한앤컴퍼니 전무 △김정열 SK증권 IB부문장 △김종옥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1본부장 △노태성 나이스신용평가 상무 △박대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박윤수 한양증권 상무 △박재현 율촌 변호사 △박종길 한국투자증권 IB2본부장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서태용 세종 변호사 △신경섭 삼정회계법인 딜 어드바이저리부문 대표 △심재만 하나금융투자 상무 △오우석 전문건설공제조합 차장 △원준영 씨티그룹글로벌마켓 전무 △유현갑 케이스톤파트너스 대표 △이규화 광장 변호사 △이병주 리딩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이상민 건설근로자공제회 대체투자팀장 △이상호 군인공제회 이사 △이성훈 KL파트너스 변호사 △이제원 이베스트증권 상무 △이태현 지평 변호사 △정경호 바른 변호사 △정기환 한영회계법인 본부장 △정수형 비디에이파트너스서울 상무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정태영 대신증권 부사장 △정현찬 바른 변호사 △진봉준 우정사업본부 운용기획담당 △천현석 지방행정공제회 기업투자팀장 △최영수 유안타증권 IB사업부문 전무 △최창민 키움증권 전무 △한지훈 한국벤처투자 과장 △홍종성 딜로이트안진 재무자문본부장 △황성엽 신영증권 부사장 △황희연 큐캐피탈파트너스 전무 △국민연금, 김앤장, 우정사업본부, 크레디트스위스,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투자공사, HSBC, JP모간 등 12곳은 익명 요청

임도원/이태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