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전소에 꽂힌 국내 기관들 농협·NH증권, 뉴욕 화력발전에 6억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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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프라 공약에 관심 고조새해 들어 한국 기관투자가들이 미국의 가스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총 6억달러 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내 노후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가스복합발전소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펜실베이니아 화력발전에 투자…중순위 투자 수익률 연 8%대
기업은행은 2억달러 선순위 대출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은 지난 19일 미국 뉴욕주에 새롭게 건설 중인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크리켓밸리에너지센터’에 총 2억달러(약 2340억원)를 투자하는 약정을 맺었다.농협중앙회와 NH투자증권이 연 15% 이상의 수익률을 노리고 지분(에쿼티)에 투자하며 NH농협생명은 중순위 대출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기대수익률은 연 8%대다. 기업은행도 2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대출(연 4.5%)에 나선다. 하나금융투자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 건설 중인 라카와나 가스발전소의 2억달러 규모 선순위 대출에 투자했다. 7년여간 연 5%대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향후 이 투자채권을 상품화해 보험사 등 국내 기관에 재판매(셀다운)할 계획이다.두 건 모두 소형 원전 1기의 발전용량인 1000메가와트(㎿)를 넘어서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지 에너지 개발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17억달러(크리켓밸리) 및 10억달러(라카와나)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크리켓밸리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일본 도쿄파워, 미국교직원공제회(TIAA), 제너럴일렉트릭 에너지파이낸스(GE EFS) 등이 참여했고 라카와나 프로젝트에는 ING그룹, 푸르덴셜,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이 돈을 넣었다.
연초 미국 가스발전소에 국내 기관들의 투자가 잇따르는 것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추진한 ‘청정에너지계획’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건설된 지 20~30년이 넘어 발전 효율이 떨어지는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를 가스화력발전소로 대체해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함께 잡으려는 프로젝트다.
1100㎿ 규모인 크리켓밸리에너지센터는 2020년께 가동 중단이 예정돼 있는 원전 2기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뉴욕 맨해튼과 롱아일랜드 지역 10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1485㎿ 규모로 2018년까지 완공되는 라카와나프로젝트는 미국 북동부전력거래소(PJM)에 전력을 판매할 계획이다.최근 미국 금리 상승으로 하나금융투자가 참여한 상환 우선순위가 높은 선순위 대출금리는 연 5%대까지 높아졌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라카와나 프로젝트의 연 5%대 선순위 고정금리는 국내 대체투자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수익률”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당분간 기관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지훈/김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