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전적으로 변한 수입차 사장들의 '입'…내수시장 정글 예고

국내 수입차 사장들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신차와 고객 접점 강화 등을 앞세워 국내 완성차 업계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업계 수장들은 신차 투입 등을 무기로 올해 국내 판매 목표치를 속속 높여 잡으며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지난해 수입자동차 최초로 국내 판매 5만대 달성에 성공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도 '판매 늘리기'에 주력한다.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만대 늘어난 6만대로 세웠다. 2000억원을 들여 판매망을 확대하고 영업사원 10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도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6만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낮은 경제 성장률과 정치적인 불안정성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출시한 E클래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에 더해 올해 신차가 늘어나면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지난해 벤츠코리아는 5만6343대를 팔았다. 전년(4만6994대) 대비 19.9%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7.6% 감소하며 7년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판매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린다. 영업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딜러사들과 함께 2000억원을 투자한다. 영업사원은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한 1000여명을 채용한다. 올해 말까지 50개의 전시장, 55개의 서비스센터와 20개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도 갖춘다.

벤츠에게 수입차 1위 자리를 빼앗긴 BMW도 공격적인 목표수치를 제시하고 나섰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다음달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신형 5시리즈를 앞세워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초 사전 계약을 시작한 5시리즈의 시장 반응이 뜨겁다"며 "이미 확보한 1만5000대 물량과 별도로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독일 본사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MW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1.2% 늘어난 4만8459대를 팔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5만6343대)에 밀려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지난 17일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상륙사킨 혼다도 국내 판매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동급 최고의 연비와 스포티한 주행성, 친환경 성능까지 고루 갖췄다"며 "올해 한국에서 12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아우디그룹도 리콜 승인을 신청하며 판매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로부터 티구안 차량에 대한 첫 리콜 승인을 받는데 성공한 폭스바겐은 조만간 중형 세단 'CC'의 리콜 검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아직 배출가스 서류 조작이 적발돼 인증취소·판매중지 처분을 받은 차종들의 판매 재개를 위한 재인증은 한 건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리콜 절차부터 어느정도 진행한 이후에 재인증과 신규인증에 단계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의 고공성장에 발맞춰 공격적인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수입차 시장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2.8% 성장하는 등 최근 3년 동안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고공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올해 1분기 내에 공식전시장 및 공식서비스센터 4곳을 서울 송파, 충남 천안, 부산 광안리, 경기도 안양에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울산광역시와 경기 판교에 신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추가로 오픈한다. 올 한해 연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각각 6개 지점을 신규로 운영하게 되고, 이로써 볼보자동차는 올해 말까지 국내에 총 22개의 공식전시장과 21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게 된다.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이사는 "2017년은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하여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확충하는데 힘을 쏟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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