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중공업 노조 강경투쟁에 몸살…최평규 회장, 16시간 설득 '무산'

지난해 244억 적자 전환
임금피크제·휴업휴가 쟁점
방산·자동차부품업체인 S&T중공업이 실적 악화에다 노동조합의 강경 투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회사는 노사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최평규 S&T 회장(사진)까지 나섰지만 노조는 농성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S&T중공업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를 넘긴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최 회장이 노조의 노숙 농성장을 찾았지만 협상이 무산됐다고 발표했다.최 회장은 설 연휴 전에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지난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노조 간부 세 명을 만나 대화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은 불가피하며, 적정 수준의 시행안에 더해 60세에 퇴직위로금 500만원까지 지급하면 다른 회사보다 유리한 조건이라는 점 등을 설명했다. 또 지난해 244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서고 매출도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 때문에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선 휴업휴가와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노조는 정리해고를 당하더라도 임금피크제는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휴업휴가와 희망퇴직도 거부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해 10시간의 대화가 무산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 측은 최 회장이 오후 9시10분께 노조의 노숙 농성장을 찾아 노조 간부와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노조 간부들은 “나가달라”며 대화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최 회장은 이튿날 새벽 3시까지 농성장에 머물렀지만 노조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출동한 경찰의 저지로 협상이 무산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최 회장은 노조원들이 추운 겨울 농성장에서 설 연휴를 보내지 않도록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해 농성장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회사 측은 노조가 작년 12월 세 차례 부분파업한 데 이어 이달부터 총파업과 장외투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투쟁이 과격해지면서 폭행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회사는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주장하는 폭행은 없었으며 물리적 충돌만 있었다”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