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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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때 일했던 시계공장서 대선 출정식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시장은 “재벌들의 부당한 불법 이익을 모두 환수해야 한다”며 강력한 재벌 개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기본소득 연 100만원과 토지배당 30만원 지급"
재벌해체·사드배치 철회 주장…다른 주자들과 차별화
이 시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출마 회견을 했다. 오리엔트 공장은 그가 1979년(당시 15세)부터 2년간 소년공으로 일한 곳이다. 이 시장은 “깔끔한 교복 대신 기름때 묻은 회색 작업복을 걸치고 공장으로 향했다”며 “시계 문자판을 만드는 일을 하다 아세톤과 벤젠 등 화학물질에 후각이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고 회상했다.이 시장은 강력한 재벌 개혁을 앞세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웠다. 그는 “기득권자인 재벌 중에 가장 핵심은 삼성”이라며 “자기 손상을 감수하면서 이겨낼 사람이 누구인지 국민이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말할 수 없는 사람은 삼성과 싸워 이길 수 없다. 재벌의 불법 재산 환수법을 도입하자고 문 전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재명식 뉴딜 성장정책’을 통해 국민 소득을 늘려 함께 잘 사는 경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29세 이하와 65세 이상 국민, 농어민과 장애인 등 2800만명)과 토지배당(전 국민에게 30만원씩 매년 지급)을 내년에 도입해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기본소득과 지역화폐(상품권)를 지급해 560만 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다”며 “성남시 청년 배당으로 성공한 정책이다. 대통령이 되면 내년부터 즉시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포퓰리즘’ 지적에 대해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이고 세금도 주권자 이익에 맞게 써야 한다”며 “‘헬리콥터 머니’라고 비방하더라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은 공짜 밥(무상복지)을 원하는 게 아니다’고 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이 낸 세금을 환원하는 것을 과연 공짜라고 표현할 수 있느냐”며 “좀 실망스럽다”고 날을 세웠다.이 시장은 또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미군 주둔비 증액을 과도하게 요구하면 오히려 축소를 요구하고, 전시작전통제권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 시장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도 참석했다. 그는 요양보호사, 환경미화원 등으로 일하는 형제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욕설 녹음 파일’로 알려진 셋째 형님 부부와의 갈등을 해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