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JW중외제약 '리바로' 8개국서 당뇨병 안전성 '공인'받아
입력
수정
지면B7
당뇨병 발생 위험 낮은 유일한 스타틴 제제고지혈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스타틴 계열 약물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의약품 허가당국이 스타틴 계열 약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치료제에 ‘당뇨병 발생 위험에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표기토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타틴 계열 약물의 하나인 피타바스타틴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가 유럽 등지에서 잇따라 당뇨병에 안전하다는 공인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약품건강제품통제국(MHRA)은 지난해 3월 JW중외제약의 리바로에 ‘PMS(시판후조사)와 임상시험 자료를 근거로 당뇨병에 대한 위험 징후가 없다’는 문구를 사용 설명서에 포함할 수 있도록 허가 변경을 승인했다. 포르투갈, 그리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6개국과 대만 식약청(TFDA)도 이를 공인했다. 리바로는 일본 교와제약이 개발했고 국내에선 JW중외제약이 2003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국내 연간 매출은 400억원 안팎이다.리바로가 유럽 대만 등 8개국에서 당뇨병 발생이 낮은 의약품으로 승인받은 것은 J-프리딕트(PREDICT)의 연구결과에 따른 조치다. 도쿄대 의대 임상 스터디그룹인 J-프리딕트의 오다와라 마사토 교수는 스타틴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내당능 장애 고지혈증 환자 1269명을 2007년부터 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2014년 발표했다. 고지혈증 치료에 쓰이는 일곱 가지 스타틴 계열 약물 가운데 피타바스타틴이 다른 약물에 비해 당뇨병 유발 위험이 18%가량 낮다는 것이었다.
오다와라 교수는 피타바스타틴 제제를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당뇨병 유발 위험이 있는 스타틴 계열 약물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지혈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스타틴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도 리바로가 당뇨병 발생 위험이 낮은 스타틴 제제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진료정보교류시스템(EHR)을 이용해 1996년부터 7년간 스타틴을 처방받은 18세 이상 환자 중 90일 이상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 투여로 인한 새로운 당뇨병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이 관찰연구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은 당뇨병 발생률이 높았으나 피타바스타틴은 당뇨병 유발을 감소시키는 경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74만1592명이었던 고지혈증 환자는 2014년 138만4051명으로 6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생활수준 향상,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성인병을 한꺼번에 동반하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늘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동시에 치료하는 복합제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고지혈증이 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한 치료제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