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프런티어] 유기 형광 프로브로 '알츠하이머·암 진단' 도전

포스텍 유기 및 생체재료 연구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세계 치매 인구가 현재의 세 배 이상인 1억3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중 70% 이상은 발병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알츠하이머에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조기 진단을 통한 완화 치료지만 진단에 필요한 생체 내 영상화 구현 기술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조기 진단도 어렵다.

포스텍(포항공과대) 유기 및 생체재료 연구실(책임교수 안교한·사진)은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을 위해 질병과 연관된 바이오마커를 감지하는 분자 프로브(probe: 생체 내 특정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도구) 개발에 나섰다. 연구실은 특정 기질에 선택적으로 반응, 형광 신호의 변화를 동반하는 형광 프로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연관 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와 ‘모노아민옥시데이즈(MAO) 효소’를 동시에 감지하는 분자 프로브를 개발,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간 MAO는 알츠하이머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돼 왔지만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MAO가 알츠하이머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광자 현미경’ 기반 생체 영상화를 통해 쥐의 뇌에서 알츠하이머 질병이 진행될수록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가 늘어나고, 그 주변에 MAO의 분포도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MAO가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뿐 아니라 진행 경과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로서 조기 진단에 이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암의 바이오마커인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와 결합할 때 형광 변화를 일으키는 단분자 형광 프로브 개발은 암의 조기 진단뿐 아니라 질환의 확진 및 외래 수술 시 형광 영상을 동시에 이용해 질환 부위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교한 교수는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특정 분자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합성하는 연구는 도전적인 과제”라며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생명과학,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