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에서 '인생 2막' 연 최지호 수출투자전문위원 "중소기업에 '수출의 문' 활짝 열어줘야죠"

은행 임원 출신의 '수출 도우미'
경험 활용해 통관·인증 등 상담
"기업들이 우리를 적극 활용했으면"
“금융회사 임원이었다가 KOTRA 계약직 직원이 된 게 어색하지 않냐고요? 전혀요. KOTRA 수출투자종합상담실엔 저를 포함해 15명의 전문위원이 있어요. 모두 다양한 직종에서 고위 임원을 지낸 사람들입니다. 고액 연봉 받던 임원 시절을 지금과 비교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어요.”

최지호 KOTRA 수출투자전문위원(66·사진)은 30년을 수출입은행을 다니며 본부장까지 지낸 금융맨이었다. 2013년부터 KOTRA 해외진출종합센터에서 연 단위 계약직 전문위원으로 미주 및 유럽 지역 상담을 맡고 있다. 그는 “수출입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현재 일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최 위원은 1978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사했다. 2007년 한국수출입은행 본부장을 지낸 뒤 대우조선해양 금융자문, 방위사업청 국제계약부 등에 몸담았다. 그러다 2013년 KOTRA 수출투자전문위원직 입사 시험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동안 쌓은 경험을 썩히면 뭐 하냐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그때 KOTRA에서 수출투자종합상담실 규모를 키우면서 전문위원을 한창 늘리고 있었어요.”

최 위원은 “하루에 최소 10통의 전화를 받는데, 대부분 바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라며 “통관절차와 통·번역 알선, 인증 등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내용의 전화가 오든 절대 중간에 끊거나 말을 자르지 않는다는 게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냥 무슨 말인지 모를 질문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고, 사업상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어요. 사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그렇게 이야기할 공간이 마땅치 않거든요.”

최 위원은 “이 일을 하면서 얻는 가장 큰 보람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 검색을 하기도 하고, 예전에 알다가 잊고 있던 내용을 되새기기도 하고, 상담을 부탁한 기업에 가장 적합할 파트너사를 소개한다”며 “계속 배우지 않으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고, 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품질의 정보를 제공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기업들이 우리를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