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도 NAFTA 손질 '맞불'…"재협상 불만족 시 탈퇴하겠다"

트럼프 "장벽 설치 행정명령에 서명"
멕시코가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텔레비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재협상으로 멕시코가 지금보다 더 적은 것을 얻는다면 NAFTA에 머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우리에게 장벽 세우는 비용을 내라거나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의 송금을 막는다면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미국과의 협상에 앞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선인 ‘레드 라인’을 먼저 제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NAFTA를 재협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대선 기간 NAFTA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어간다며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멕시코 경제학자인 루이스 데라 칼레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미국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멕시코는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국과 개별적으로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협상 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과하르도 장관과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25~26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을 한다. 이어 31일에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사진)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 접한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을 예고했다. CNN방송은 트럼프가 25일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