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행장 "자회사 경영개선이 1순위…더 강한 은행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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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우리은행' 첫 수장…2년 더 이끌게 돼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은 지난해 말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말 지분 29.7%를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7개 과점주주에 매각하면서 2001년 정부 소유 은행이 된 지 16년 만에 ‘민영(民營)은행’이 됐다. 이 행장은 민영화를 이끈 당사자의 한사람이다. 여기에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하면서 경영 성과도 뛰어났다.
민영화로 능력 검증
사상 최대 실적, 경쟁자 압도…신망 두텁고 핀테크 감각 뛰어나
조직 화합은 숙제
선임과정서 한일은행 출신들 도전…탕평인사 등 통합 행보 나설 듯
이 행장은 25일 그의 연임을 의결한 이사회가 끝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임기를 2년으로 받았지만 민영 우리은행에서 임기는 주주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잘하면 4년, 6년도 하지만 못하면 6개월에 그칠 수 있다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강한 추진력 갖춘 전략가
이 행장은 합리적이고 치밀한 성격이다. 말투는 조곤조곤하지만 강한 돌파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은행권에서는 “전략과 영업 감각을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얘기가 나온다. 2012년 말 개인고객본부장(부행장)을 맡아 개인 고객 20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운 영업통이기도 하다.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실무진 의견을 경청한 뒤 업무에 적용하는 등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위비뱅크를 은행권 최초로 내놓는 등 핀테크(금융+기술) 사업에서도 남다른 감각을 보여줬다.우리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9월 말에 이미 2015년 1년 치인 1조원을 넘어 1조1000억원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은행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자산건전성도 크게 향상됐다. 대출자산연체율은 2014년 말 0.88%에서 지난해 3분기 0.58%로 0.33%포인트 개선됐고, 3%를 웃돌던 부실채권(NPL) 비율은 1.05%까지 하락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을 1조3000억~1조5000억원으로 늘려 자기자본비율도 지금보다 0.5%포인트 더 높인 11%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수익포트폴리오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주 친화와 내부화합이 과제조직 화합은 이 행장이 계속 염두에 둬야 할 과제다. 이 행장은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한일은행 출신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이 행장까지 2회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수장이 된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을 차례라는 논리였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어찌됐건 한일은행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탕평책 인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우리은행 임직원의 70%가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이후 입행한 세대지만, 고참급 직원 30%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행장은 연임이 결정되기 전 이뤄진 본부장 인사에서 한일은행 출신들을 더 많이 승진시키는 등 이 같은 상황을 이미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같은 것은 바쁜 영업 조직에서는 신경쓸 겨를조차 없다”며 “인사 틀을 검증하고 개선해 공정한 인사시스템으로 2월 말이나 3월 초에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 행장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그룹장 제도를 1년 시행해보니 수석부행장제보다 전문성 측면에서 좋은 게 확인돼 제도를 유지하겠다”며 “설 연휴 동안 임원 등 인사와 조직 개편안을 구상해 사외이사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1957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고,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상업은행 입행(1979년) △우리은행 홍콩지점장(2003년) △개인마케팅팀장(2004년) △개인영업전략부장(2008년) △경영기획본부 부행장(2011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2012년) △우리은행장(2014년~)
서욱진/이현일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