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역량·테크닉 뛰어넘는 묵직한 감동 선사"

내달 10일 서울서 연주회 갖는 쾰른필의 자비에 음악감독
요하네스 브람스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교향곡 2번 D장조’를 1877년 완성했다. 그는 직접 지휘봉을 잡고 유럽 명문 오케스트라들과 호흡을 맞추며 이 곡을 연주했다. 이때 함께한 오케스트라 중 대표적인 곳이 쾰른필하모닉이다.

쾰른필이 다음달 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40년 전의 감동을 되살린다.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 음악감독(46·사진)의 지휘로 이 작품을 연주한다. 로트 감독은 26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음악적 역량이나 테크닉을 뛰어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악단의 역사 그 자체가 주는 묵직한 감동을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쾰른필은 1827년 창단한 190년 전통의 오케스트라다. 브람스뿐만 아니라 구스타프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유명 음악가들이 쾰른필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선 2014년 처음 공연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내한이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객원지휘자인 마르쿠스 슈텐츠에 이어 2015년부터 음악감독이자 상임지휘자를 맡았다. 빈심포니, 런던심포니, BBC심포니 등의 객원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로트는 프랑스 고음악과 현대음악 부문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해석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쾰른필을 맡자 오케스트라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클래식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그는 “쾰른필만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부드러움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쾰른필을 더욱 유연하게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일정한 틀에 갇히는 순간 음악도 경직되니까요. ‘독일적 음악’에만 갇히지 않고 따뜻한 현악, 빛나는 금관을 가진 악단으로 더욱 성장시키려 노력했죠.”

이번 무대에선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와 베베른의 ‘파사칼리아’도 연주한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노르웨이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과 함께한다. 프랑은 31세의 젊은 여성 음악가로 독일, 스위스 등에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2014년 처음 만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프랑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은 순수한 음악 그 자체였다”며 “이번 베토벤 협연도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6만~20만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