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추천위 8명 만장일치…황창규, KT 3년 더 이끈다

3월 주주총회서 회장 연임 확정
'최순실 의혹' 경영 성과로 넘어
황창규 KT 회장(64·사진)이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KT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황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사외이사 7명 전원과 사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CEO추천위가 만장일치로 황 회장의 연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앞서 황 회장은 지난 6일 공식적으로 연임 의사를 밝혔고, CEO추천위는 이후 20일간 심사를 했다. 황 회장은 오는 31일 예정된 이사회 의결 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주총에서 정식 선임되면 2020년 주총까지 3년간 KT를 이끌게 된다.

CEO추천위는 황 회장이 지난 3년간 이끌어낸 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2014년 1월 취임 이후 유·무선 사업 차별화, 계열사 조정에 주력했다. 기가 인프라를 토대로 사물인터넷(IoT)과 기술융합 사업을 발굴하는 ‘기가토피아(GiGAtopia)’ 전략을 강조해왔다.

2012년부터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던 KT는 황 회장 취임 이듬해인 2015년 1조29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작년 실적도 유·무선 사업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작년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사내 안팎에선 황 회장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임원 채용과 광고 몰아주기 의혹이 밝혀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CEO추천위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황 회장의 연임에 법률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사회 의결이 이뤄지면 황 회장은 남중수 전 사장과 이석채 전 회장에 이어 KT CEO 중 세 번째로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났듯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에도 아직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황 회장 스스로가 정치권과 정부의 경영 개입에 맞서는 방패막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