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바뀌는 정책금융 제도] 의료신탁 전문병원 생긴다

고객 재산 위탁받아 치매 등 요양 지원

금융위, 신탁업법 제정
이르면 올해 말부터 법무법인·병원도 진출 허용
이르면 올해 말부터 고객에게 재산을 위탁받아 치매 등 질병이 발생하면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신탁(信託) 전문병원이 생길 전망이다. 유언장 작성과 보관, 상속 등 사후 재산관리를 전담하는 유언신탁 전문 법무법인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위해 신탁업법을 제정, 오는 10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신탁이 종합 재산관리 서비스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규율체계 전반을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신탁은 위탁자의 재산을 맡아 관리,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현재 신탁업은 금융투자업의 하나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가 겸영하거나 부동산 전업신탁업자만 할 수 있도록 사실상 규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를 정비해 법무법인, 병원 등도 신탁업을 할 수 있게 개선할 계획이다. 유언신탁이나 의료신탁 등을 전문으로 하는 독립 신탁업자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탁회사에 맡길 수 있는 재산 종류도 확대한다. 금전, 부동산, 증권 등 일곱 종류에서 자산에 결합된 부채, 영업(사업), 담보권, 보험금청구권 등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생전신탁(유언대용신탁) 등의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생전신탁은 위탁자 생전에는 위탁자를 위해, 위탁자 사후에는 배우자와 자녀 등을 위해 자산을 관리·운용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신탁이다. 신탁업법이 통과될 경우 위탁자가 아파트와 주택담보대출, 퇴직금 등을 포함한 전 재산을 생전신탁으로 맡기면 신탁업자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생활비를 지급하고, 부채관리까지 해주는 상품도 나올 수 있다.생명보험청구권(사망보험금) 유언신탁도 주목되는 상품이다. 보험금청구권이 신탁 대상이 되면 유언신탁을 통해 어린 자녀들에게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넘겨줄 수 있다. 위탁자 사후에 관리 능력이 부족한 자녀를 위해 보험금을 대신 관리한 뒤 장기에 걸쳐 수익금을 배분해주는 방식을 통해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