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제네시스 '출격'…제일기획·이노션 힘 받나

4분기 실적은 희비 엇갈려
제일기획 영업익 60% 급증
광고주(株)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제일기획과 이노션 주가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엇갈렸다. 각 회사 최대 광고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신제품 성공 여부에 주가 향방이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일기획은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550원(9.12%) 오른 1만85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노션은 3100원(5.07%) 떨어진 5만8000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6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했다. 제일기획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 영업이익은 60%가량 늘었다. 이노션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 줄었다.제일기획이 ‘깜짝 실적’을 낸 것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늘어난 데다 인력 감축으로 고정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제일기획의 광고 집행이 줄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갤럭시S7과 가전제품의 광고 물량이 늘면서 삼성전자와의 거래는 오히려 증가했다.

예상 밖 실적 호조에 목표가 상향도 줄을 이었다. 31일 하루 동안 신한금융투자(2만1000원→2만4000원) 한국투자증권(2만1000원→2만3000원) 등 증권사 7곳이 제일기획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은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의 광고 집행 물량이 줄면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독일에 유럽지역 광고를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허브’를 만들어 인력을 충원하면서 고정비가 늘어난 점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4분기 성적표에 증권사들은 이노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발표하고 현대차가 새로운 제네시스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모기업의 광고 물량이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보다 양사의 광고 선전비가 10% 정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