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나자, 30대 주부 '찜질방'·20대 학생 '포켓몬고' 풍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며늘아가, 담부터는 좀 일찍 내려와라"
"동서, 여기 동그랑땡 좀 부쳐줄래"
"여보, 아까 올 때 사온 술 좀 가져다줘"

# 주부 박희수(37)씨는 명절만 지나고 나면 몸살을 앓는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먼 거리를 다녀 오느라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시어머니와 형님, 남편으로부터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피곤하다. 결혼 전에는 명절이 연휴였지만 이제는 참고 견뎌야 할 '부담' 일 뿐이다.# 대학생 정지우(27살)씨는 명절이 별로 달갑지 않다. '졸업은 언제냐' '취업 준비는 잘하고 있냐' 물어대는 친척들 때문에 되레 짜증만 는다. 차례를 지내고 나면 얼른 방으로 들어와 텔레비전을 켜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게 그의 일이다.

상황은 달라도 명절 스트레스는 같은 박씨와 정씨가 이를 해소하는 방법은 뭘까. 찜질방과 포켓몬고(GO)에 답이 있다.

◆ 20대 포켓몬고 관련 매출 급증1일 온라인쇼핑업체 티몬이 이번 설 명절(1월27일~30일) 기간 PC와 모바일을 통한 쇼핑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가 났다.

20대는 설을 앞두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포켓몬고'에 대한 관심이 쇼핑으로까지 이어졌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에서 포켓몬스터 피규어를 비롯해 포켓몬 팔찌, 인형, 핸드폰케이스 등의 관련 키워드가 단숨에 2위를 차지했다. 20대는 또 세뱃돈으로 살 수 있는 패션 상품에 관심이 높았다. 1월 초 5위권에 있었던 야나두(야 나두 영어해)패키지와 스피킹맥스 등 어학 상품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고 지갑, 가방, 원피스 등의 의류와 패션 잡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30대 관심사는 명절에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 데 집중됐다. 명절 전 100위권 밖에 있던 찜질방 키워드가 6위를 차지했고 마사지가 11위에 올랐다. 실제 티몬 찜질방 매출은 1월1일~15일 대비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82% 상승했다.

◆ 40대 고가 '인테리어' 관심 껑충40대는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다. 100위권에 없던 한샘시공기획 키워드가 7위에 올랐다. 기본 가격이 13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 기간 판매량이 급증했다.

티몬 관계자는 "연휴 기간에는 평상 시 대비 트래픽과 매출이 줄어들지만 이번 설에는 검색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며 "특히 연령대별 관심 분야에 대한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설 연휴 기간 동안 전 연령대 관심을 받은 쇼핑 키워드는 테마파크였다. 전체 검색어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고, 30대와 40대에서는 각각 2위와 1위를 기록했다.
설 연휴 기간 여행과 명품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쇼핑업체인 CJ오쇼핑과 CJ몰에 따르면 TV홈쇼핑에선 '여행' 관련 상품이, 모바일에선 '명품잡화' 주문량이 급증했다.

TV홈쇼핑에서는 180만원~230만원 사이의 미국, 동유럽, 남유럽 여행 상품 주문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연휴가 길었던 만큼 가족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바일에서는 구찌와 프라다 가방 등 명품 잡화 주문이 설 직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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