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구청 모두 없앤 부천시의 역발상

(16) 행정혁신도시 부천
경기 부천시에는 구청이 없다. 지난해 7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청을 전면 폐지했다. 2~5개 동사무소를 권역별로 묶은 10개 행정혁신센터가 시청 및 주민과 직접 소통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의 위성 공업도시였지만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제 애니메이션 문화도시’가 된 부천의 행정혁신 사례다.

부천은 1990년대 들어 중동·상동 신도시 개발로 공장들이 빠져나가면서 도시 활력을 잃었다. 부천시는 공업용지와 관련이 적은 만화·애니메이션·영화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20여년을 공들인 결과 국제만화축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을 여는 국제 문화산업 도시로 탈바꿈했다.구청을 없앤 것은 공업에서 만화로 ‘산업혁신’을 이룬 부천의 ‘제2의 도약 선언’과 맥이 닿아 있다. 획기적인 업무 효율화로 구청 운영비 약 40억원, 문화복지센터 건립비 약 3000억원을 절감했다는 게 부천시의 설명이다. 지난해 2월엔 지방채 잔액 677억원을 조기 상환하는 ‘재정혁신’도 이뤘다. 인구 50만명 이상 지자체 가운데 ‘빚 없는 도시’가 된 건 고양시에 이어 부천시가 두 번째다. 부천시 인구는 87만여명이다.

부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