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 50살 된 빙그레, 초콜릿·아이스크림으로 새 성장동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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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완호스트와 초콜릿 국내 판매권 계약창립 50주년을 맞은 빙그레가 바나나맛 우유 등 냉동, 냉장 제품 위주에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세계 1위 아이스크림 기업 유니레버와도 협업 추진
바나나맛우유 투자도 확대, 옐로우카페 2호점 제주 추진
CJ올리브영과 제휴해 바나나맛우유 화장품 출시도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하와이 지역 초콜릿 1위 브랜드인 하와이안 호스트와 국내 판매권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1927년 하와이의 작은 초콜릿 가게에서 시작된 하와이안 호스트는 하와이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하와이, 괌, 사이판 등지를 여행할 때 반드시 구매하는 선물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다.하와이안 호스트의 마카다미아 초콜릿은 하와이산 고급 마카다미아를 통째로 넣은 것이 특징이다. 19세기 후반 마카다미아 재배를 시작한 하와이는 일조량과 강수량이 풍부해 마카다미아 재배 최적지로 꼽힌다. 마카다미아는 견과류 중에서도 식물성 지방 함량이 높고 비타민, 미네랄,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해 ‘견과류의 황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닐슨코리아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초콜릿 시장은 6000억원 규모로 정체상태지만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은 2013년 1000억원에서 2015년 1150억원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수입 초콜릿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콜릿 제품 수입량은 5만1818t, 금액으로는 3억3839만달러(약 3902억원)에 이른다. 2015년(3억1088만달러)보다 약 9% 증가한 수준이다. 수입량과 금액 모두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빙그레 관계자는 “연초에는 밸런타인데이, 졸업, 입학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많아 초콜릿 판매가 늘어난다”며 “빙그레가 가진 유통망과 하와이안 호스트의 제품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계 1위 아이스크림 기업인 유니레버와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작년 11월 빙그레 본사에서 유니레버코리아와 매그넘, 코네토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올 1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 유니레버는 2015년 기준 세계 톱 아이스크림 제조사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톱15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 7개를 보유한 회사다. 그중에서도 매그넘은 세계 판매 1위, 코네토는 세계 1등 콘 브랜드다. 빙그레가 판매하는 제품은 매그넘 클래식 등 바 5종, 코네토 콘 2종이다. 빙그레는 기존의 냉동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빙그레는 2005년부터 끌레도르를 앞세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해 누적 판매 1500억원을 달성했다.바나나맛 우유 투자도 이어간다. 바나나맛 우유는 작년 기준 빙그레 전체 매출의 약 20%를 넘어섰다. 전년보다도 15% 이상 증가해 빙그레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했다. 작년 3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문을 연 옐로우카페는 현대시티아울렛 14개 카페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빙그레는 옐로우카페 2호점을 오는 4월 제주도에 열 계획이다. CJ올리브영과 손잡고 작년 11월 출시한 바나나맛 우유 화장품 역시 인기다. 초기 물량 2만개는 열흘 만에 매진됐고 추가 30만개 생산에 이어 CJ올리브영 전 점포로 확대해 판매 중이다.
박영준 빙그레 대표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빙그레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며 “기존 사업 강화와 더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