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기업] 서부발전 수출보험료 100% 지원 덕에 협력…중기, 이란과 기술 계약 '쾌거'

한국서부발전과 협력사인 코펙스는 지난해 12월23일 인천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이란 국영기업 FAPCO와 기술이전 협정을 체결했다. 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사장 정하황·사진)은 협력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운영자금 지원부터 우수인력 양성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협력 중소기업의 수출보험료를 최대 100% 지원하는 등 실질적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살린 ‘원스톱’ 서비스
밸브 제조업체인 코펙스는 서부발전의 원스톱 서비스 덕분에 기사회생한 사례다. 이 회사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이 독점해온 제어밸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압력 온도 유량 등을 자동 조절하는 제어밸브는 발전소뿐만 아니라 화학 정유 가스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체 설비에 들어간다.

코펙스는 자체적인 연구개발(R&D)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 강소 중소기업이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수출대금은 들어오지 않았고, 기술 투자로 인한 부채비율은 2015년 5000%에 달했다. 인력 구조조정까지 시행했지만 쉽사리 회생하지 못했다.서부발전은 강소 중소기업인 코펙스 살리기에 나섰다. 우선 코펙스에 동반성장 대출자금 1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코펙스의 해외 전시회 참가도 지원했다. 서부발전은 급격한 전력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이란 지역에 2015년부터 중소기업지원센터를 여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이 네트워크는 코펙스가 이란 현지에서 기술력과 자체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활용됐다.

서부발전은 코펙스와 ‘해외 판로지원 성과공유과제 협약’을 체결하고 2017년 말까지 ‘발전플랜트용 자동제어밸브 현지화 생산을 통한 수출확대’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총사업비 2억7000만원 중 서부발전이 2억원을 지원한다. 대신 관련 매출이 발생하면 1.25%를 성과공유해 중소기업에 재투자하거나 서부발전의 발전소 인근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히든챔피언 지원 지속”
서부발전의 원스톱 지원 덕분에 코펙스는 작년 12월 이란 국영기업 FAPCO와 밸브제조기술 이전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서부발전은 이번 계약이 단순 제품 수출이 아니라 기술이전계약이라서 계약 내용에 대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원스톱 지원을 이어갔다. 국내 로펌을 통한 법률자문 서비스를 지원하고 계약 내용에 불평등 조항은 없는지, 코펙스에 필요한 내용은 무엇인지 사전에 꼼꼼히 검토했다.

이번 협정으로 코펙스는 200만달러의 기술료를 받고 FAPCO에 컨트롤밸브 기술이전, 엔지니어 교육 등 현지화 생산기술을 이전하게 됐다. 더불어 3년간 5000만달러 규모의 제어밸브를 공급하기로 했다.
서부발전은 이란 엔지니어 교육을 위해 우수한 교육인력과 시설을 갖춘 한국발전교육원과 연계해 지원한다. 환리스크 대비를 위한 수출보험도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장기재직과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내일채움공제까지 이뤄진다.

서부발전은 기업별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협력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성과공유과제로 발생한 매출의 일부는 성과공유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에 재투자하거나 발전소 인근 사회단체에 기부한다. 정하황 서부발전 사장은 “앞으로도 글로벌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발굴해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