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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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명 금융부 기자)
금융위원회가 요즘 인터넷전문은행 때문에 속앓이 중입니다.
KT와 카카오가 주도하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곧 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은산(銀産)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KT와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IT기업이 경영을 사실상 주도해야 제대로 된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구상인데, 이게 어긋날 상황인거죠. “인터넷전문은행을 국내 은행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메기로 키우겠다”는 정책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금융위 내에서 나옵니다.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건 야당의 반대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국회의원 한 명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서입니다. 주인공(?)은 바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65)입니다. 이 의원은 시민운동권 출신의 재선 의원입니다. 1970년대 대표적인 공안조작 사건인 ‘남민전’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그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19대 국회 때부터 활동했는데, 재선 이후인 지난해 8월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았습니다.
정무위는 은행법 등 금융 관련 법률·정책을 다룹니다. 이 위원회에서 다룰 안건 대부분은 여야 간사끼리 합의해야 가능합니다. 현 상태에서 정무위 인적구성을 감안할 때 야당 간사가 차지히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은 총 24명입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6명인 데 비해 야당은 민주당 10명, 국민의당 3명, 바른정당 4명 등입니다. 제1 야당 소속 간사가 반대하면 안건 상정과 논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죠.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상적인 출범을 위해선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 여당 의원은 물론이고 야당 의원들도 대부분 동의한다”고 귀띔합니다. 그런데 야당 간사인 이 의원의 문턱을 못 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위는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합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이 의원을 만나 정책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도 구했다네요.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2일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여는 등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도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해하는 눈치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상임위원회 배정은 국회의원 임기 4년간 한 차례 정도 이뤄진다고 합니다. 보통은 2년에 한번씩 담당 상임위를 바꾸는 게 의원들의 관례인데, 어떤 의원은 4년 내내 같은 상임위에 눌러 앉는다고도 합니다. 지금 당장은 이 의원이 정무위를 그만두고 다른 상임위로 옮겨갈 가능성은 없습니다. 20대 국회 개원 2년이 되는 내년 5월이 되어서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금융위의 고민이 오래 이어질 겉 같습니다 .
/chihiro@hankyung.com
금융위원회가 요즘 인터넷전문은행 때문에 속앓이 중입니다.
KT와 카카오가 주도하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곧 문을 열 예정인 가운데, 은산(銀産)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KT와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IT기업이 경영을 사실상 주도해야 제대로 된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구상인데, 이게 어긋날 상황인거죠. “인터넷전문은행을 국내 은행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메기로 키우겠다”는 정책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금융위 내에서 나옵니다.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건 야당의 반대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국회의원 한 명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서입니다. 주인공(?)은 바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65)입니다. 이 의원은 시민운동권 출신의 재선 의원입니다. 1970년대 대표적인 공안조작 사건인 ‘남민전’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그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19대 국회 때부터 활동했는데, 재선 이후인 지난해 8월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았습니다.
정무위는 은행법 등 금융 관련 법률·정책을 다룹니다. 이 위원회에서 다룰 안건 대부분은 여야 간사끼리 합의해야 가능합니다. 현 상태에서 정무위 인적구성을 감안할 때 야당 간사가 차지히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은 총 24명입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6명인 데 비해 야당은 민주당 10명, 국민의당 3명, 바른정당 4명 등입니다. 제1 야당 소속 간사가 반대하면 안건 상정과 논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죠.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상적인 출범을 위해선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 여당 의원은 물론이고 야당 의원들도 대부분 동의한다”고 귀띔합니다. 그런데 야당 간사인 이 의원의 문턱을 못 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위는 갖은 노력을 다했다고 합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이 의원을 만나 정책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도 구했다네요.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 2일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여는 등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도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해하는 눈치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제대로 안착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상임위원회 배정은 국회의원 임기 4년간 한 차례 정도 이뤄진다고 합니다. 보통은 2년에 한번씩 담당 상임위를 바꾸는 게 의원들의 관례인데, 어떤 의원은 4년 내내 같은 상임위에 눌러 앉는다고도 합니다. 지금 당장은 이 의원이 정무위를 그만두고 다른 상임위로 옮겨갈 가능성은 없습니다. 20대 국회 개원 2년이 되는 내년 5월이 되어서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금융위의 고민이 오래 이어질 겉 같습니다 .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