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캠프 총괄' 송영길 "세금으로 누가 못하나…일자리 공약은 잘못"

싱크탱크 '국민성장'과 대선공약 충돌 예고

총괄선거본부장 맡은 송영길
"기업이 일자리 만들고 공공부문은 보완으로 가야"
문재인 "후보는 나" 이견에 곤혹

김상곤 공동선대위원장 맡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8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아이에스씨(ISC)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영길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캠프 ‘사령탑’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8일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고 지적했다. 호남 출신 4선인 송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송 의원은 이날 한 기자회견에서 “국가 예산과 세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누가 못하냐. 기업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 속에서 취약한 공공부문 일자리를 보완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지난 18일 제시한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그러면서 “이런 메시지들이 정리가 안 된 채 나갔는데, 제가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문 전 대표와 긴밀히 상의하도록 하겠다”며 “문 전 대표가 당 공식 후보로 결정된 뒤 정책이 상임위와 결합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나 이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대선 슬로건인 ‘국민성장’에 대해서도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하는데, 성장할 수 있도록 성장의 질을 관리하는 국민성장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장을 지낸 행정 경험과 경제통임을 내세우는 송 의원이 캠프 사령탑을 맡으면서 향후 민간 교수들로 구성된 ‘정책공간 국민성장’ 측과 정책을 놓고 충돌할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우리 캠프나 선대위에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데, 그러나 후보는 접니다”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송 의원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과 관련해서도 문 전 대표와 견해가 다르다. 송 의원은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지만 문 전 대표는 공론화 부재를 이유로 차기 정부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송 의원은 “문 전 대표가 국가안보와 경제성장 문제를 보수집단에 주도권을 주지 않겠다고 한 것은 잘했다”며 “촛불 민심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문 전 대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 전 대표가 가장 안정적이고 준비된 후보지만, 폐쇄성을 돌파하고 통합적 리더십을 구축하는 역할을 제게 요구한 게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문재인 캠프에서는 ‘비선’이다 ‘3철’이다 이런 말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3철은 전해철 이호철 양정철 등 친노(친노무현) 핵심 3인방을 일컫는다.

문 전 대표 캠프는 송 의원을 비롯해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캠프 전략본부장에 전병헌 전 의원, 조직본부장에 노영민 전 의원, 정책본부장에 홍종학 전 의원, 홍보본부장에 손혜원 의원이 내정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