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현대·GS홈쇼핑 강세…집 나간 홈쇼핑주가 돌아왔다

3년간 하락세로 주가 매력
2분기 연속 실적 예상치 '훌쩍'
자회사 매각 통한 현금확보 기대
최근 3년간 줄곧 하락세를 보인 홈쇼핑 업체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가격 매력이 생긴 데다 최근 두 분기 연속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J오쇼핑은 8일 코스닥시장에서 1600원(0.89%) 오른 18만22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홈쇼핑(0.44%) GS홈쇼핑(0.77%) 주가도 이날 함께 올랐다. CJ오쇼핑 주가는 지난 1주일간 10%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은 4.6%, GS홈쇼핑은 9.0% 상승했다.홈쇼핑 업체 주가는 2014년을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급성장하는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려고 수익성 낮은 상품의 판매 비중을 경쟁적으로 늘려 전체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이익보다 빠르게 늘어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홈쇼핑 업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는 두 분기 연속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홈쇼핑 업체들이 공격적인 모바일 확장 전략을 버리고 보수적인 경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줄어든 데다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같은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홈쇼핑 특유의 강점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홈쇼핑은 1시간 동안 특정 제품을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상품 판매는 물론 광고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며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체보다 싼 가격에 상품을 들여오는 것은 홈쇼핑 업체 고유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 점을 근거로 “홈쇼핑 업체들이 당분간 매년 4%가량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시장 전문가들은 홈쇼핑주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GS홈쇼핑은 자사주 매입과 높은 배당수익을 발표해 주가가 올랐다”며 “홈쇼핑산업 자체의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상품 기획력과 주주환원 방안이 주가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자회사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가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박 연구원은 “CJ오쇼핑은 CJ헬로비전을, 현대홈쇼핑은 HCN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회사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인수합병(M&A)에 뛰어들거나 신규 투자를 확대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