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늘리려 클럽 '물갈이'…PGA 문 두드리면 열리겠죠"

도전 2017! (8) ‘KPGA 대세’로 떠오른 최진호

작년 대상·상금왕 등 4관왕…통산 6승 거둔 한국 대표 골퍼
미국 투어 Q스쿨 탈락 '쓴맛'…테일러메이드로 클럽 교체
17일 제네시스오픈 출격

"몸의 균형 잡혀야 굿샷"
근력·유연성 운동 구슬땀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골퍼 최진호(33·현대제철)에게 2016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2승을 거뒀고, 제네시스 한국프로골프대상과 상금왕 등 4관왕을 차지했다.

다른 한편으로 그에게 2016년은 가장 아쉬운 해이기도 했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을 위해 작년 하반기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 큐(Q)스쿨에 집중했다. 결과는 탈락. 큐스쿨은 3차전까지 통과해야 시드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작년 11월 2차전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의 남서울CC에서 만난 최진호는 “지난해 큐스쿨 1차전이 끝난 직후 대상포진에 걸렸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올해도 PGA투어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클럽 교체

올해 최진호에게 큰 변화가 있었다. 클럽을 교체한 것이다. 그에게 KPGA투어 통산 6승을 안겨준 타이틀리스트를 내려놓고 테일러메이드를 잡았다. PGA투어 진출을 겨냥한 초강수였다. 최진호는 “해외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비거리 증대가 꼭 필요했다”며 “작년 한 해 동안 다양한 클럽을 테스트한 결과 테일러메이드가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클럽 교체로 드라이버와 우드의 비거리가 5~10야드 늘었다고 한다.

새 무기를 장착한 그는 오는 17일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 리비에라CC에서 열리는 PGA투어 토너먼트 대회 ‘제네시스 오픈’에 출전한다.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을 받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최진호는 “리비에라CC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자주 돌아본 골프장”이라며 “익숙한 곳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몸이 좋으면 샷도 좋다

최진호는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트레이닝 센터에서 하는 운동에 큰 비중을 뒀다. 맨몸 혹은 간단한 기구를 이용해 근력과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운동이었다. 그는 “몸의 밸런스가 좋아야 좋은 샷을 할 수 있다”며 “2008년 드라이버 입스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호는 “몸의 팔, 다리 근육과 복근이 잘 발달해 있다 해도 스윙을 할 때 이들이 따로 논다면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 없다”며 “근육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근육 간의 연결성을 강화시키는 운동은 필수”라고 강조했다.최진호는 지난달 프랑스 국가대표팀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 세계적 선수들의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프랑스 바이오메카스윙센터를 방문해 이틀간 트레이닝도 받았다. 그는 “올해는 센터장인 J J 리베트 박사와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며 몸 밸런스 관리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호 프로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남서울CC 내 ‘JKGC 골프컨디셔닝 센터’에서 코어 강화를 위한 사이드 플랭크 운동을 하고 있다. 최 프로는 “골프를 쉴 때는 있어도 트레이닝을 쉴 때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몸 관리에 철저하다. 최진석 기자
◆“올해도 목표는 PGA투어”

최진호 부부는 지난해 셋째 아들을 출산했다. 그의 ‘아이 셋’ 목표를 이룬 것이다. 욕심 많은 최진호는 올해 PGA투어 진출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KPGA투어에서 한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목표로 했던 한 시즌 60대 타수는 달성했지만, 덕춘상(최저타수상)은 이창우(23·CJ오쇼핑)가 수상했어요. 올해 국내 투어에서는 최저타수상을 차지해 장타왕을 제외한 모든 상을 받아본 뒤 미국으로 가고 싶습니다.”(웃음)

■ 벙커샷 원포인트 레슨
공 뒤쪽 겨냥 모래 떠내듯? 헤드가 모래에 박혀 '철퍽'…그냥 공 바로 보고 치세요!벙커샷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스코어를 갉아먹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모래를 퍼내듯 스윙하라’는 말대로 샷을 하면 공은 제자리에 있고 모래만 실컷 퍼내기 일쑤다. 최진호 프로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벙커 탈출에 실패하는 이유는 클럽을 모래에 박는 샷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공의 3~5㎝ 뒷부분을 떠내듯 치라는 건 맞는 말”이라며 “하지만 이것에 신경 쓰다 보면 팔과 어깨가 경직되고 결국 헤드를 모래에 박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프로는 “의도적으로 공의 뒷부분을 겨냥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공을 바로 맞힌다고 생각해도 막상 스윙을 하면 헤드가 공의 뒷부분을 친 뒤에 공을 맞힌다는 것이다. 그는 “공의 중간이나 윗부분을 맞혀 토핑이 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바운스(땅에 접촉하는 부분) 면적이 넓은 웨지를 사용하면 보다 쉽게 벙커를 탈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웨지의 로프트 각이 클수록 바운스 면적이 넓고, 동일한 로프트 각도 브랜드에 따라 바운스 면적이 달라진다. 그는 “바운스가 넓은 웨지가 모래에 닿아도 파고들지 않는 건 솔이 둥근 우드가 아이언에 비해 뒤땅이 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벙커샷 탈출이 고민인 골퍼들은 바운스가 두꺼운 웨지를 장만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