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경제 최대 변수는 미국 달러의 향방"

미칼라 마커슨 SG 리서치 대표

트럼프노믹스가 오히려 달러 강세 부추길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약(弱)달러 정책이 오히려 달러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미칼라 마커슨 소시에테제네랄(SG) 리서치부문 글로벌 대표(사진)는 9일 서울 종로 디타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계 경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미국 달러의 향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마커슨 대표는 미국 달러가 트럼프노믹스(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로 인해 올 한 해 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 재정정책을 확대하고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달러 약세를 꾀하고 있다”며 “그가 추진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의도와 달리 달러 강세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격적인 재정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달러는 오히려 강세로 돌아선다”며 “달러 부채가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이 중국 위안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한국을 비롯한 주변 아시아 국가의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세계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부양 규모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5%를 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런 우려만 잠재운다면 세계 경제 흐름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 근거로 △저유가로 소비 진작 효과가 있었고 △선진국의 재정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섰으며 △통화 완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올해 유럽에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큰 정치적 이벤트가 많은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유럽에서는 네덜란드(3월), 프랑스(4~5월), 독일(9월)이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극우정당이 집권하면 이들 국가가 유로존이나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가능성이 높아져 경제적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경제는 내수 침체를 우려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내수 및 건설 경기가 하강할 가능성이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며 “5~6개월 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면 한국은행이 단계적으로 0.75%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SG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은행(IB)이다. 마커슨 대표는 리서치 및 전략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