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주식이다] 주식 투자로 "돈 벌었다" 38% vs "본전" 30% vs "까먹었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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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시장 불신부터 걷어내자 - 한경 긴급설문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국내 증시에서도 박스권 돌파 전망이 나오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투자 여력을 확대할 뜻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으로 돈 벌기 힘들다’는 인식이 워낙 보편화돼 올초 같은 글로벌 강세장에서도 주식 투자를 망설인다는 얘기다.◆왜 투자 망설이나한경미디어그룹이 벌인 ‘주식 투자 국민 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식 투자에 대한 실패 또는 낮은 수익률이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 때 목표 수익률을 ‘연 10~20% 미만’이라고 한 응답자가 48.2%로 가장 많았지만 주식 투자를 시작한 후 누적 수익률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응답은 31.9%에 달했다. ‘이익과 손실이 미미했다’는 답변(29.7%)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61.6%가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적 수익률이 플러스란 답은 38.4%에 그쳤다. ‘50% 이상 수익을 냈다’는 응답자 비율(5.8%)도 ‘50% 이상 손실이 났다’는 비율(7.2%)보다 낮았다.
저조한 투자 수익률
48%가 "수익률 10~20%" 목표
"50% 이상 손실났다" 7.2%
보유기간도 짧아 "1년 미만" 66%
투자심리 얼마나 나빠졌나
절반 이상이 "공시·PB 안 믿어"
"자식에겐 투자 말릴 것" 24%
"권한다"는 응답의 2배 달해
수익률이 좋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거시 시장을 보는 안목 부족’(46.6%), ‘기업 분석 능력 부족’(43.2%), ‘잘못된 매수와 매도 시기’(41.3%) 등을 두루 꼽았다.
펀드 투자에서도 ‘누적 수익률의 이익과 손실이 미미하다’(33.5%)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펀드 투자 실패 이유(복수응답)로 ‘박스권 증시’(33.9%), ‘펀드 매매 타이밍’(33.7%) 외에 ‘펀드 매니저들의 역량 부족’(33.0%)을 들었다.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말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주식 투자 목표 수익률은 연 8.96%, 펀드는 7.12%였지만 실제 투자 성과에서는 주식 수익률은 연 1.15%, 펀드는 0.97%에 그쳤다.설문 응답자 다수는 올해 주식 투자를 위한 현금 비중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51.9%)이라고 답했다. 현금을 ‘줄일 계획’(22.4%)이란 답과 ‘늘릴 것’(25.7%)이란 답이 엇비슷해 투자를 망설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기간은 대체로 짧았다. ‘1개월 미만’(8.4%), ‘6개월 미만’(31%)을 포함한 1년 미만이 65.7%였다. 3년 이상 투자자는 11.0%에 그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이익이 나면 팔아버리고 손실이 생기면 ‘물타기’를 하면서 적게 먹고 많이 잃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신의 바다에 빠진 시장‘자식에게 주식 투자를 권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본인이 원하면 말리지 않겠다’(63.9%)는 답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권하지 않을 것’(23.6%)이라는 응답률이 ‘꼭 권할 것’(12.5%)이라는 응답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20대 33.3%), 투자 경력이 짧을수록(1년 미만 30.9%) 권하지 않겠다는 답이 많았다.
자식에게 주식 투자를 권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로는 ‘개인이 주식으로 돈 벌기 힘들어서’라는 답이 56.8%로 가장 높게 나왔다. ‘투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45.3%), ‘투자 손실로 스트레스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28.8%), ‘종잣돈 만들기에 적합한 수단이 아니다’(16.5%) 등 이유도 다양했다.
투자 대상인 상장사나 중개업자인 증권사도 “못 믿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업들의 공시 및 발표 내용을 ‘신뢰하지 않는다’(55.4%)가 ‘신뢰한다’(44.6%)는 응답을 넘었다. 증권사나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조언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3.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 공동 조사에서도 금융회사 직원의 상품 설명에 대한 만족도(84.8%)는 높았지만 권유한 상품의 수익률 만족도(57.9%)는 낮은 수준이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