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차 국회 보좌관 서인석 씨 "자신 드러내지 않고, 남이 찾는 인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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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2
국회선 입법활동 매일 진행
여야넘어 전문성있어야 오래해
"보좌관 성과는 의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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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차 국회 보좌관이자 《국회 보좌관에 도전하라》 《국정감사 실무 매뉴얼》 등 여러 책을 통해 일반인은 잘 모르는 국회의 모습을 상세히 설명해온 서인석 보좌관(53·사진)은 최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배우라면 국회 보좌관은 의원이 빛날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하는 감독, 작가, 조명 등의 모든 역할을 하는 직업”이라며 “예전엔 ‘국회의원 가방이나 들고 다니는 사람’이란 오해를 많이 받았는데 이젠 전문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석·박사학위를 딴 사람 중에서도 국회 보좌관이 되려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국회 보좌관은 4급 별정직 공무원이다. 공채는 없고 의원실마다 필요 인원이 생길 때 별도로 뽑는 형식이다. 가끔 의원이 개별적으로 데려오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임기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의원 따라가는 파리 목숨”이란 말이 나올 정도의 비정규직이다.
서 보좌관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 강사 생활을 잠시 하다 지인의 부탁으로 1995년 국회 보좌관이 됐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5명의 국회의원과 일했고 여야 정당을 넘나들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 중이다. 서 보좌관은 “보좌관으로 생계를 꾸리려면 어느 정당 의원이든 탐낼 만한 전문성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4년마다 새 국회가 들어서면 초선의원 대부분은 의원 업무를 잘 몰라요. 그럴 때 보좌관까지 어설프면 모든 게 다 어그러지죠. 그래서 보좌관으로 오래 일한 사람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를 많이 써줬어요.”서 보좌관이 가장 강조하는 국회 보좌관의 자질은 “드러내지 않으면서 드러내는 법을 찾는 것”이다. 그는 “보좌관의 성과는 곧 국회의원의 이름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그 대신 국회에서 ‘이 업무는 내가 가장 자신있다’는 것을 찾아내서 도움을 주고 남들이 찾아주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