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 '흐림'…내수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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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이 바꾼 '증시 기상도'1월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는 2060선 후반~2080선 초반 사이를 움직이는 답보 상태지만 업종별 등락은 엇갈리고 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주 주가는 약세지만 음식료 유통 등 내수주 주가가 올라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내수주 비중을 높일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롯데제과 등 주목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푸드(3.78%) SPC삼립(2.65%) 롯데쇼핑(1.64%) 등 내수주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1.04%) LG디스플레이(-3.77%) 등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던 수출주 주가는 떨어졌다.최근 한 달간으로 시야를 넓히면 주가 엇갈림은 더 명확해진다. 롯데제과(26.3%) SPC삼립(21.5%) 크라운제과(14.3%) 등 음식료주와 롯데쇼핑(15.0%) BGF리테일(15.6%) 등 유통주 주가는 크게 올랐다. 반면 현대모비스(-13.0%) 기아차(-9.0%) LG디스플레이(-12.2%) 등 수출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내수주 강세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라면 등 소비재 가격 상승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121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50원대까지 5%가량 떨어졌다. 달러 약세·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원재료 수입 단가가 내려가는 음식료주 등 내수주는 수혜를 본다. 반면 수출주는 가격 경쟁력 악화 등으로 손해다.
음식료 업체들이 잇따라 라면 맥주 참치캔 등의 가격을 올린 것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내수주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추정치 평균)는 올라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3.0%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제과(8.0%) 오뚜기(7.8%) 농심(3.1%) 등 다른 내수주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2월 주도주들이 연간 주도주가 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수주 상승을 주목해야 한다”며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화학업종 외에 음식료·유통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