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뺨치는 민주 '대선후보 경선' 스타트

문재인 경선예비후보 등록

"토론으로 검증 시작하자"
안희정·이재명, 문재인에 요구

문재인 '매머드 캠프' 본격 가동
실무형 캠프 꾸리는 안희정·이재명 "정당중심 정치 실천하겠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당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문 전 대표의 예비후보 등록으로 ‘본선’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예선’의 막이 올랐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의 후보 등록을 계기로 이슈 선점 및 정책 검증을 위한 후보 간 ‘난타전’이 예상된다. 당장 안 지사 측과 이 시장 측은 “문 전 대표는 토론에 임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안 지사 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수현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검증을 못해 이런 일이 생겼다”며 “이번에는 최대한 활발한 토론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사법시험 부활 반대 등 문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을 비판해 온 이 시장 측도 “토론 좀 하자”며 견제구를 날렸다.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은 토론회를 통한 후보 검증이 지지율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당에서 토론 부분 경선 관리를 하고 있다. 토론회를 포함해 경선 일정이 나오면 어떤 일정이든 임하겠다”며 “토론을 피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후발 주자들과 1등 주자인 문 전 대표의 처지가 달라 토론회 일정 등을 놓고 캠프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전 대표 측이 선도적으로 대규모 경선캠프 진용을 갖추면서 안 지사와 이 시장 측도 캠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일찌감치 꾸린 데 이어 최근 4선의 호남 출신인 송영길 의원을 ‘사령탑’인 총괄선대본부장에 선임하면서 캠프 실무진 구성을 마쳤다. 송 의원은 “내부적으로 7인 공동선대위원장과 총괄본부장 밑으로 기획, 조직, 홍보, 전략, 공보 등 5~6개 본부장 체제로 캠프를 꾸리기로 했다”며 “당내외 원로급 인사 중 상징성이 큰 인사 몇 분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공동선대위원장으로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김진표 의원, 이미경 전 의원 등이 내정됐으며 조만간 외부 인사 세 명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전 의원(전략)과 홍종학 전 의원(정책), 박광온 의원(공보), 손혜원 의원(홍보), 한병도·노영민 전 의원(조직), 조한기 전 노무현재단위원(SNS)이 선대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문 전 대표 캠프에 비해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은 정책과 공보 중심의 실무형 캠프를 꾸리기로 했다. 별도 싱크탱크 등 외곽 조직을 두지 않고 외부 전문가들을 단순 조언그룹으로 활용한다는 게 안 지사와 이 시장 측 생각이다.

이 시장 측은 “문 전 대표처럼 거대한 캠프 진용을 갖추는 것은 세를 과시하는 구시대적 정치의 전형”이라며 “캠프 구성을 최소화함으로써 당내 인사들의 진입을 사전 차단하지 않는 것이 정당 중심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