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마트의 폭탄 편지 "한국 해운과 거래 안한다"

"한진 물류대란 초래한 한국 정부에 실망"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미국 월마트가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를 계기로 한국 해운선사와 다시는 거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월마트 측은 지난해 말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미주영업팀에 이메일을 보내 “그동안 거래에 감사한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 해운선사와는 거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한국 해운사와 거래하지 않기로 한 것은 한진해운 탓이 아니라 한국 정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월마트는 한진해운의 갑작스러운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물류대란으로 피해를 본 화주(貨主) 중 하나다. 월마트는 1990년대부터 20년 이상 한진해운과 거래해온 주요 고객사였다. 월마트의 연간 해운 물동량 중 10%가량을 한진해운이 담당했다. 많을 때는 연간 컨테이너박스 3만개 상당의 월마트 제품을 한진해운이 실어 날랐다. 운임료로 따지면 3000만달러(약 350억원) 규모다. 월마트는 올해부터 이 물량을 중국 등 다른 나라 해운사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한진해운 법정관리 처분으로 한국 해운사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는 증거”라며 “월마트 같은 화주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진해운으로 인해 한국 해운산업 전체가 파산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신뢰 회복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