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친해지기' 아베의 비결은 ?

트럼프 성격 철저히 분석
미·일 정상회담서 활용 주효
일본이 지난 10~12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심리 분석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경제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번 방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예습을 철저히 했다”며 “특히 심리전문가들이 마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 분석이 주효했다”고 보도했다.일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상회담에 앞서 복수의 심리학 전문가가 그동안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바탕으로 성격 분석을 했다. A4 용지 한 장에 정리된 보고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의 말을 들은 뒤 곧바로 부정하지 않고 일단 ‘예스’라고 답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얘기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내려다보듯 무시하는 시선으로 말하는 태도는 절대 금물 등의 트럼프 대화법 분석과 대처법이 담겼다.

일본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 분석에 집중한 것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아베 총리가 뉴욕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회담했지만,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같은 일본을 곤혹스럽게 하는 정책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업계와 일본 정부의 엔화 환율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점도 일본 정부가 트럼프 분석에 더욱 공을 들인 이유로 꼽힌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밝혔고 트위터에도 아베 총리에게 호의적인 발언을 계속 올렸다”며 지난해 말과는 사뭇 달라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주목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